흔들리는 건 달빛이 아닌
달을 가리키고 있는 손가락
흔들리는 건 바람이 아닌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사귀
그래 봤자 뭐 해
세상이 온통 지옥인데
적당히 하고 적당히 마시고
적당히 다 잊고서 살아가는데
흔들리는 건 저 산이 아닌
산을 가리키고 있는 손가락
흔들리는 건 세상이 아닌
어디에도 설 곳 없는 너의 자리
그래 봤자 뭐 해
세상이 온통 지옥인데
적당히 하고 적당히 마시고
적당히 다 잊고서 사는데
흔들지 마 자꾸
저 산을 가리지도 마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적당히 할 것은
너의 그 세 치 혀인데
우리가 뱉어 버린 말의 악취가
여기 이곳에 진동하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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