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쓸어 넘긴
고운 손길 바람이었나
못다 밝은 하늘 속에
새벽 별이 날 내려본다
기다리다 잠이 든 밤에
찬 볼 비벼 나를 깨우던
눈 감고도 알 수 있었던
그 향기가 난다
어둔 길은 걷지 마라
야단맞으며 아빠랑
걸었던 길엔
이젠 불빛 밝았어도
혼자 걸을 땐 바람만
또박 또박 눌러 쓴 글자
하고 싶은 많은 얘기들
우표 없는 편지봉투만
차곡 쌓여간다
어둔 길은 걷지 마라
야단맞으며 아빠랑
걸었던 길엔
이젠 불빛 밝았어도
혼자 걸을 땐 바람만
창문을 닫아봐도
바람이 스며들고
가슴을 여며봐도
기억이 파고든다
그리운 기억이
어둔 길은 걷지 마요
꿈에서라도 그 얼굴
가리울까 봐
들릴까요 나의 맘이
이렇게 잘 있어요
이렇게 잘 컸어요
이렇게 사랑해요
못다 내린 어둠 위로
저녁 달이 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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