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함경북도 길주에서 태아나서
육이오 전 월남했죠
육남매를 키우시며 고향얘긴
좀처럼 안하시며 지내왔죠
금강산에 유람선이 다닌다는 시절에도
가보시자 할 수 없는 걸
할아버지 돌아가신 그 이후로
할머니 두 눈은 보이지 않으니…
그래 그렇게 그래 그렇게 우린 만나게 될까…
이 작고 둥근 지구 위에서
테레비나온 귀순배우 남한 말을 모르는게
우스갯거리가 되고
‘훌라우프’를 ‘윤돌리기’라 한다니
박장대소 방청객도 웃어댔죠
글세 내가 이상한지
아님 맘이 불순한지
얼굴이 더 붉어지네
뭐가 그리 우스운지 모르지만
‘훌라우프’ 혀굴릴 때 마음아파
그래 그렇게 그래 그렇게
우린 만나게 될까
이 작고 둥근 지구 위에서
아이들이 죽어가요 이젠 모두 쓰러져요
끌끌끌 혀를 차는데
아픈 마음 바로 뒤에 조심스레
‘합치면은 저걸 어째’ 생각들죠…
쌀가마니 보내자면 못믿는다 말리면서
내 코가 석자라는데…
이제 여기 서울 평양 사이에는
철조망 보다 높은 벽이 쌓였네요
그래 그렇게 그래 그렇게
우린 만나게 될까
이 작고 둥근 지구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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