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철 - 흘러간다

☆ 이한철 – 흘러간다

흘러간다. 바람을 타고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시린 마음 가녀린 손 끝
옷깃을 세우고 흘러간다.

지난날 나에게 거친 풍랑 같던
낯선 풍경들이 저만치 스치네
바람이 부는 대로 난 떠나가네
나의 꿈이 항해하는 곳

흘러간다. 헤엄치지 않고,
둘러보지 않고, 흘러간다.
속살 같은 물길을 따라
시간의 방향을 흘러간다.

두리 번 둘러봐도 끝없는 바다 위
비교할 이, 시기할 이 없는 곳
바람이 닿는 곳, 그 어딘가로
나의 꿈이, 나의 바람이, 나의 사랑하는 이
향해 가는 곳

흘러간다. 바람을 타고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는 척 눈물을 닦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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