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길 건너 작은 방에 언제부턴지 매일 밤 나비를 접고 있었지
나비는 언제부턴가 내 방안으로 날아들었지
내 방 창가에 앉아 유혹하듯 나를 불렀지
그런 어느 날 뛰는 가슴에 갑자기 난 일어나
계단을 오르고 복도를 지나 그녀 방문 열리자
부드러운 나비들이 나의 몸을 감싸고
아득해진 내 귓속엔 그녀의 더운 숨결만
그녀는 방안을 가득 채운 나비와 함께 매일 밤 사랑을 접고 있었지
그녀의 호흡은 어느새 나와 똑같이
가녀린 그녀 숨결은 뜨겁게 내 입술을 감쌌지
이 방을 울리는 나와 그녀 맥박소리
숨죽이고 우릴 바라보는 나비들의 시선만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녀의 따뜻한 기운이 가득
내게 그대로 전해져 내 심장은 터져 나갈 듯
파르르 떨리던 그녀의 날개를 품에 안고
땀인지 눈물인지 사랑에 취한 듯 끝없이
아스라한 살결 속에 나는 무너져가다
무심결에 창을 여니 나비는 모두 날아가고
난 어쩜 꿈을 꾼 건 지 몰라 이제 남은 건 옷깃에 찢어진 하얀 나비뿐
오늘이 언제인지 정신을 놓고 있었는지
난 어지러움이 알 수 없는 상처의 의미
당황스러웠지만 난 알고 있었지
그리고 한 번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
몇 달이 흘렀는지 난 바보처럼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매일같이
종이나비 내 창가에 앉길 그리고 그랬듯이 다시 나를 부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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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나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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