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김종율
소녀는 윤초시네 증손녀였죠
소년이 소녀를 처음 본 것은 개울가였죠
매일 하얀목의 소녀는 개울에서 보였죠
바보 하면서 던진 조약돌을 소년은 깊이 간직했었죠
개울에 소녀가 보이지 않으면 소년의 가슴은 허전했었죠
소녀의 맑고 고운 눈과 처음 마주쳤을때
소년은 눈을 떨구었었죠
둘이는 산 너머로 구경나갔죠
소녀는 보랏빛과 도라지꽃을 좋아했었죠
소년은 누렁송아지타고 소녀를 보았죠
긴얼굴과 분홍스웨터~ 소녀와 하나로 보였었죠
소나기 때문에 불어난 개울을 소년의 등에 업혀 건너갔어요
소나기~ 소나기~ 둘만의 가슴에 넘치는 물줄기
아~~ 소녀는 소녀는 병들었다네
소년은 영원한 이별을 했죠
죽거든 입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고 그렇게 이별했죠
소년은 소녀가 가슴 속에 새겨지는 이유를 몰랐어요
이유를 몰랏어요
소나기~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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