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 거울을 발견하던 날
그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어찌나 놀랐던가
신이 나를 창조한 이유를
본듯한 착각을 느낄만큼
완벽한 그 모습과
그 어떤 말 보다도
강렬한 표정이 담긴
맑은 눈빛과 미소를 본 순간
난 마치 감전같은 전율 속에서
잠시 아무런 말도 떠올리지 못했어
< 간주중 >
비록 낡고 값비싼 중고품이었지만
그 순간 내겐 그 거울의 값어치란
돈 몇 푼으론 환산될 수
없을 것이란 확신이 왔고
난 지갑을 털었네 아낌없이 다
비록 내 지갑은 텅 비었지만
맨 처음 그 거울을 본 그때
그두근 거림은 하염없이 계속됐어
그 거울을 볼 때마다 내 속에서
넌 오늘도 변함없이 내 모든 걸
알고있다는 표정으로
날 마주보는걸
하지만 난 그런 니 눈빛이 좋아
앞으로의 내 삶이 지금 이보다
더 나으리란 확신따위 없는 나에게
니 눈빛은 속삭여주지 걱정마
너의 눈빛과 표정과 모든 제스쳐를
내것으로 만들수 있을까
아직 모르겠어
허나 만일 내가 이 거울 속
니 모습처럼 될수만 있다면
내 삶의 낡은 사전 속에
이미 너덜거릴 만큼 펼쳐봤던
한 페이지 불가능이라는 단어가
수놓인 한장을 쭉 찢어버린 다음
새로운 삶을 살수있겠지
진정 나 다운 그때까지 늘
내게 모습을 보여줘
그럼 오늘은 이만
So long farewell
그 거울 속의 내 모습의
모든 매력이 내 것이 될 수 있게
만들기로 한 그날부터 매일 밤
잠들기 전까지 마지막 내일과
삼아버린 것
< 간주중 >
꽤나 피곤했던
그 어느밤 문득 난 잠을 깼어
내 어두운 방 한편엔
나와 함께 잠을 깬
이 현실의 나보다 훨씬 나 다운
내 모습이 날 늘 변함없이
마주보는데
지금은 대체 몇시일까
시계를 보기 위해
스탠드 스위치를 키려
일어선 내 눈에 비치는 니 모습
어쩐지 두눈에 이유 모를
경멸과 분노를 가득 담고 있는데
대체 왜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니
그땐 너의 대답을
듣게 될줄 몰랐었지
< 간주중 >
여길 봐 너 진짜 이 눈빛을 잊었니
그래 알만해
언제나 너의 삶은 이렇지
끝없는 푸념들 따위 이제는 지겹다
나를 잘봐 눈 돌리지마
인생의 비겁자
이건 매일밤 내 앞에 앉은 채로
니가 짓던 표정인걸
나를 본 첫날부터 여지껏
단 한순간의 미소조차 띈적 없지
넌 시간을 되짚어봐
더 확실해질걸
처음 니가 가게에서 나를 샀던 날
넌 내게 관심 따윈 없었어
하지만 어느밤부턴가 넌
일그러진 표정으로 내앞에 앉더군
설명해줄까 그 근원부터
넌 매일밤 잠들기 전에 나를 본 뒤
다시 매일 아침 잠에서
깬 뒤에 날 또 보지
한숨 잔뒤 평온해진 아침과 달리
잠들기전 그리고 자는 넌
좀 말이 많지 이봐 왜 그리
주어진 삶에 불만이 많니
밤새도록 저주를
퍼부어 댈건 없잖니
숱한 폭언의 대상은
다름 아닌 너 자신
아마도 이 세상 위에서
너보다 널 증오하는 사람은
또 달리 없을걸
하지만 그렇게 자신을 내모는
널 위로해줄 사람
또한 너 밖에 없는걸
이 딜레마가 설명하고있네 모든걸
너의 욕심에 못미친 현실의 니모습
그 현실의 자신에게 도망치고픈
너의 정신이 창조해낸 추한 피조물
like Jekyll & Hyde 악마적 예술품
넌 오직 니가 보고 싶은걸
보려고 했을 뿐
또 보기 싫은 진실은
외면하려고 애쓸 뿐
그렇게 넌 니가 원한
role model을 거울속에 그렸네
그건 너에게는 진실을
외면할 수 있을만큼 진실한 거짓
자신은 변할 수 있을거라
믿어 왔었지
꿈은 깨기 전 5분만 달콤하면 그만
허나 넌 중간에 깼어
이 거울 속을 봐
구석에 몰린 생쥐꼴을 한 얼굴과
지풀에 놀라 기겁을 한 몸뚱이가
의미하는게 대체 뭔지 잘봐
You are you concede it bast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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