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늘 - 나는 나비

☆ 강하늘 – 나는 나비

(아니리)
이렇게 이틀 밤을 지내노니,
이제는 허물도 적을 뿐더러,
춘향모도 아는지라, 하루는 도련님이
술도 한 잔 얼근하여 춘향과
사랑가를 부르며 놀든 것이었다.

(진양조)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어허 어 둥둥, 내 사랑이야.
삼오신정 달 밝은 밤
무산 천 봉 완월 사랑.
목락무변수여천으 창해같이 깊은 사랑,
월하의 삼생 연분 우리 둘이 만난 사랑.
어허 어 둥둥, 내 사랑이지야.
지리산 높은 봉과 요천수
맑은 물의 산수 정기 한 테 모아,
우리 춘향 삼겼는가.
전생의 연분으로 이생에 만났으니,
추천허던 채색줄이 월로의 적승인가.
내 보든 광한루가 초왕의 양대련가.
사랑 사랑, 내 사랑이지.
어어 어허 어허 어어 둥둥,
내 사랑이야. 너 죽어도 내 못 살고,
내가 먼저 죽거들랑,
너도 부디 못 살어라.
생전 사랑이 이럴진대
사후 기약이 없을소냐.
너 죽어서 될 것이 있다.
너는 죽어 글이 되되,
따 지, 따 곤, 달 월, 그늘 음,
아내 처 자와 계집 여 자 변이 되고,
나는 죽어 글이 될 제, 하늘 천,
하늘 건, 날 일, 볕 양,
지애비 부 자와 아들 자 자 몸이 되어,
계집 여 자 변에다가 아들 자
자를 떡 붙이어, 좋을 호
자로 만나거들랑 날인 줄을 알려무나”
“나는 그것 되기 싫소.”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꽃이 되되,
이백도홍삼춘화가 되고,
나는 죽어 나비 될 제,
화간 쌍쌍 범나비 되어,
네 꽃봉이를 내가 덥벅 물고,
바람 불어 꽃봉이 노는 대로,
두 날개를 쩍 펄치고 너울너울
놀거들랑은, 나인 줄로 알려무나.”
“그것도 나는 되기 싫소.”
“그러면 죽어서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종로 인경이 되고,
나는 죽어 인경 망치가 되어,
새벽이면 삼십삼천, 저녁이면
이십팔수로, 뎅 뎅.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인경 소리로 들리어도,
우리 둘이 듣기에는 내 사랑 춘향 뎅,
이도령 서방 뎅. 그저 뎅뎅 치거들랑,
날인 줄을 알려무나.”

(아니리)
“나 아무 것도 알 될라요.”
“얘. 그게 웬 말이냐? 우리가 살아서
인연이 하 지중허기에,
아 죽어서도 만나자는 말인디,
마단 말이 웬 말이냐?”
“정리는 그렇소마는,
살아서 밑으로 생긴 것도 원통헌디,
죽어서도 날더러만 밑으로 가라니,
재미 없어 내사 싫소.”
“아, 그러면 우리 정리에 너를
우에로 생기게 못헐 게 무엇이란 말이냐?”

(중중모리)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어 둥 둥둥 내 사랑이지.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로다.
어허 둥둥 내 사랑이야.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 죽어 우에로 될 것 있다.
너는 죽어서 매 웃짝 되고,
나는 죽어서 매 밑짝 되어,
사람의 손길이 얼른허면은
천원지방의 웃 짝으로 빙빙 돌거드면,
너인줄을 알어주마.”

(아니리)
“나 그것도 되기 싫소.”
“얘. 아, 우에로 갔어도 마단 말이냐?”
“우에로는 갔어도,
가운데 주인 삼어 따러다니는 것
하나 꼴 보기 싫어,
나 아무 것도 안 될라요.”
“그는 네 팔자소관이라
어쩔 수 없느니라.
우리 그만두고, 업고 좀 놀아 보자.”
“하이고, 도련님도
험한 소리도 다 하시오.
아, 업고 놀다가 이 미끄러운
장판방으서 넘어지면
어쩔라고 이러시오?”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업고 놀다 넘어지면,
넘어지는 체허고…….
그 말 속 알아듣겄느냐?”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노는디,

(중중모리)
“둥 둥, 내 사랑. 에허 둥둥, 내 사랑.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로다.
아마도 내 사랑이야.
천하일색의 내 사랑.
만고절색의 내 사랑.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로다.
섬마 둥둥 내 사랑이야.
이 이 이 이, 내 사랑이로다.
아마도 내 사랑이야. 내 사랑이지야.
사랑 애 자로 놀아보자.
일년명월금소다 천하만국 사랑 애.
초당 연상 만권시서는 문장재사가
사랑 애. 세사는 금삼척이라,
고금 율객이 사랑 애.
생애는 주일배라 허니,
호걸 주객이 사랑 애.
사창월색 삼경야
우리 두 몸이 사랑 애.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 사랑.
내 사랑이지. 내 간간이지.
둥둥 둥 둥 어허 둥둥, 내 사랑.
네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네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릉 백청을 따르르 딸아,
씰랑 발라 버리고 붉은 점만 가려,
그것을 네가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여.”
“어허 둥둥, 내 사랑이야.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능금을 주랴. 포도를 주랴.
뒷동산 올라가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 서는 데 네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소 잡어 주랴? 돝 잡어 주랴?
양을 잡어 주랴? 닭을 잡어 주랴?
나를 통째 삶어 주랴?”
“아이고, 도련님, 무슨 말씀이오?
사람을 어이 먹소리까?”
“이애, 춘향아, 말 들어라.
사랑에 지쳐서 허는 말이로다.
둥둥 두우웅둥, 어허 둥둥, 내 사랑.”

(아니리)
“흐유. 그만 내리자.”
턱 내려 놓더니,
“얘. 사랑도 품앗이라
내가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나를 좀 업어 줘야지.”
“아이고, 제가 도련님을 무거워서
어떻게 업어요?”
“내가 업듯이 허란 말이 아니라,
네 양 어깨 우에 내 두 팔만 들어 얹고,
너 다니는 대로 징검징검 따러다니먼,
그 아니 좋겠느냐?”
춘향이가 도련님께 졸리다
못 견디어 도련님을 업고 노는디,
잔뜩 부끄러워 발 한 자욱 못 옮기고
선 자리에 꼭 서서,
내 서방이라고 허기도 부끄러워,
방 자는 빼 놓고, 내 자, 서 자만
가지고 놀든 것이었다.

(중중모리)
“둥둥 내 서. 어허 둥둥 내서.
둥 둥 두웅둥 어허 둥둥, 내 서.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 자가 절로 나,
부용 작약으 해당화
탐화봉접이 좋을 호,
소상동정 칠백리 일생 보아도 좋을 호,
단산구고 제일봉에 봉과 황이 좋을 호,
동방화촉 깊은 밤
삼생가약이 좋을 호로다.
둥 둥 두웅 둥 어허 둥둥, 내서.”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애,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단 둘이 있는디,
무엇이 부끄럽단 말이냐?
방 자마저 넣으려무나.”
춘향도 그제는 파급이 되어,
“둥 둥, 내 서방. 어허 둥둥, 내 서방.
이리 보아도 내 낭군.
저리 보아도 내 서방.
내 낭군이지, 내 서방이지요.”
도련님이 좋아라고,
대답을 백 번 천 번 허는디, 그저
“와야, 와야, 와야, 와야.
어허 둥둥, 내 사랑이로다.
어 둥 둥둥, 내 딸이야!”
“아이구머니나! 아이구, 도련님도.
아니 삼강오륜을 잊으셨고?
아, 딸이란 말씀이 웬 말씀이오?”
“내가 삼강오륜을 잊었나,
안 잊었나, 내 이를께 들어 보아라.”

(자진모리)
“삼강오륜을 들어라.
삼강이라 허는 것은 서울에 한강이요,
평양에 대동강, 공주 금강이 세 강이니,
이것이 삼강이요, 오륜이라 하는 것은,
서울 벼슬에 한성판윤 좌윤 우윤,
경상도 경주부윤, 평안도 의주부윤,
이것이 오윤이니, 내 어찌 잊었으랴?
내 딸 되기가 원통허면,
오늘부터 내가 너의
수양아들이라도 되어 주마.”

(아니리)
“아니고, 참. 아, 그런 것이 아니오라,
삼강에 부위부강과 오륜에 부부유별,
아, 그것 말씀이오.”
“얘, 오상에는 부창부수라 허였으니,
서방님 허자는 대로 안허면
강상을 어김이라 허였느니라마는,
이것 저것 다 그만두고,
이 모두가 너와 나와
정에 넘쳐 허는 말이니,
우리 정 자 노래나 한 번 불러 보자.”

(중중모리)
“정 자 노래를 들어라.
정 자 노래를 들어 봐.
담담장강수 유유원객정
하교불상송허니 강수의 원함정.
송군남포불승정, 해남태수는 희우정,
삼태육경의 백관조정, 소지원저,
주어 인정, 음식 투정에 복 없는 방정,
일정 실정으 논지를 허면은,
네 마음 일편단정, 내 마음 원형이정,
양인 심정이 탁정타가
만일에 파정이 되거드면, 복통절정
걱정이 되니, 진정으로 완정허자는
그 정 자 노래로구나.
둥 둥 두웅둥 어허 둥둥, 내 사랑.”

141231 강하늘 - 나는 나비
강하늘 노래
YB(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 성대 결절 윤도현 조율! - 히든싱어2 15회
[미공개] 6회 윤도현 - '나는 나비' (앵콜곡 ♩) - 히든싱어2 6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