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어졌지? 한동안 참 바쁘게 지냈거든
물론 잠시라도 너의 모습 잊어버린 적은 없지만
넌 어떠니? 이제는 좀 익숙해졌니?
그렇게도 가고 싶어했던 그곳은 널 반겨주고
있겠지?
깨알같은 글씨에 아련히 남아있는 너의 향기
네가 사는 먼 곳의 바람, 그 거리와 사람들
날이 갈수록 조금씩 우린 게을러지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천천히 줄어 가겠지만
넌 어떠니? 그래도 날 믿어 주겠니?
혹시 네가 나를 잊어버린다해도 널 잊지는 않는다고
너를 그리워하는 낯익은 얼굴들과 그 숨결을
내가 있는 이 곳의 바람, 이 거리의 향기를
전해 줄 수 있을까? 이 짧은 편지가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너를 그리워하는 낯익은 얼굴들과 그 숨결을
게으른 내 편지가, 너에게 전해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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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입니다
박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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