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는 증거는
부정하는 모습이지
아마 그 애를 볼 때마다
난 두근거리지
모두 착각이라며
몇 미터 뜀박질을 한 후
그래 요동치는 심장은
이것 때문이었다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변명을 해
무릎은 멀쩡한데
마음은 시퍼렇고 누래
괜히 옆에 있고 싶고
너와 함께이고 싶어서
니가 예쁘게
방금 묶었던 머리를 잡아당기지
야 공찰 거니까 저기 가서 놀아
모래나 고무줄
겨우 그거 가지고 노냐
유치한 별명을 만들어
이름으로 놀려
날 미워하는데
일부로 자꾸만 약 올려
엄마한테 이르고
눈물도 찔끔 보여
그걸 원한 게 아닌데
내가 봐도 짓궂어
니네 엄만 꿀밤 한 댈 때리셨지
근데 넌 아빠 닮았나 봐
너네 엄만 안 예쁘시네
내가 왜 그러겠어
굳이 왜 그러겠어
그리도 눈치가 없니?
반대로 입장 바꿔서
매달리는 사람의
애타는 마음은 아니 너?
내가 왜 그러겠어
대체 왜 그러겠어
그리도 눈치가 없니?
네가 너무 예뻐서
하는 짓도 예뻐서
다가가고 싶은 걸
앞서 달려가는
시간을 쫓다 보니 어느새
내 동생은 대학생이 됐고
나도 스물셋
삶에 치이다 보니 나더라고 넌더리
집 밖이 편해 답답할 때면
가곤 해 놀이터
애들은 엄마 부름에 떠났지
밤이 깊어갈수록
그네는 다 어른들이 차지
취직 혹은 사랑 참나 걱정들이 많아
어차피 답은 없으니까
발 닦고 눈 감아
저기 보이는
아마 내 나이쯤 되는 쟤는 왜
밤하늘만 뚫어져라 쳐다볼까 궁금해
다가가서 말을 걸고 싶은데
내 머릿속 단어들은
다 너무 진부해서
그냥 그네를 밀었어
줄을 잡은 손 위로 내 힘을 더했어
놀라는 표정 대신
활짝 웃어 주는 너
나나 얘나 오늘 별구경은 다 했어
이걸로 아마
내가 왜 그러겠어
굳이 왜 그러겠어
그리도 눈치가 없니?
반대로 입장 바꿔서
매달리는 사람의
애타는 마음은 아니 너?
내가 왜 그러겠어
대체 왜 그러겠어
그리도 눈치가 없니?
네가 너무 예뻐서
하는 짓도 예뻐서
다가가고 싶은 걸
난 왜 사랑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익숙할까?
난 왜 너와 함께일 때 다가가는 게
더 어색할까?
내가 왜 그러겠어
굳이 왜 그러겠어
그리도 눈치가 없니?
반대로 입장 바꿔서
매달리는 사람의
애타는 마음은 아니 너?
내가 왜 그러겠어
대체 왜 그러겠어
그리도 눈치가 없니?
네가 너무 예뻐서
하는 짓도 예뻐서
다가가고 싶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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