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팻두-08-제8화 – 보리차를 사랑한 아나콘다 -보리콘다-_user984391860

(너 보리강 알아?)
보리강? (응 어떤 사람이 보리차를 엄청
떨어뜨려서 보리강이 됐데 거기서 목욕하면
엄청 윤기나고 오래오래 산데)
같이 가자. (난 사양하겠어 인간들의 마을이라
접근하기도 힘들구 가서 돌아온 뱀들이 아무도
없다드라구)
엄청 행복한가부네 맨날 보리강에서.. 나도 목욕하러 갈래~
(에이 위험할텐데..)모험을 즐기자구~ (그래 조심히 다녀와~)

보리콘다 보리콘다 그녀만 바라보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한다고 날 욕해도 날 변치않아 그녀만을
볼꺼야 난 보리콘다

난 11m 짜리 아나콘다
녹색 바탕에 검정색 무늬가 나있단다
몸통의 근육이 매우 발달하여 사슴같은
먹이를 골라서 몸으로 꽉 졸라서 먹는다
오늘은 보리마을로 놀러가려 해
방울뱀한테 어제 전해들은 얘긴데
우연히 누군가 강에 보리차가 잔뜩 든 가방을
떨어뜨려서 보리차 강이 되어버렸데
보리차강에 목욕하면 향기로워
너무나 달콤하고도 깊은 맛이 감미로워
하지만 그곳은 인간들이 사는 동네
위험을 감수하고 갈 가치가 충분했네
‘꺼져 이 아나콘다야 누굴 쳐먹을라구!’
맨날 근처만 가도 쫓겨나는 아나콘다
저 강에 꼭 가고 싶은데 나 어떡해 그때
마침 어느 소녀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데..

‘안녕 아나콘다야 너 참 크고 무섭게 생겼다’
아니야 난 무섭지 않아 그냥 몸집이 클 뿐이야
‘근데 여기는 무슨일이야? 나 잡아먹으러 온거야?’
아니야 난 보리차강에 가려고 왔어 ‘보리차강엔 왜’
그냥 거기서 헤엄치고 싶어 너무 향이 좋다 그래서
맘껏 마시고 싶어
‘그렇구나 내가 먹여줄께 따라와’
괜찮을까 나 어제 돌 맞아서 74번째 척추뼈가 휘었어
‘괜찮아 보리 좋아하는 콘다야 어? 보리콘다 어때?
니 이름 보리콘다 좋다!’ 보리콘다 맘에 든다
그녀를 따라갔어 계속 계속

그녀는 보리차로 내 몸을 씻겨줬어
찰랑거리는 긴 쌩머리에서 향긋한 냄새
그녀로 인해서 내 상처들은 다 치유됐어
외롭게 사랑받지 못했던 지난 인생
그녀는 사랑으로 날 안아줬지 따스하게
내 곁으로 와 내 긴 혀로 너에게 키스하게
‘아오 혀가 얇아서 키스도 못하잖아’
그럼 안아줄께 에잇 ‘아오 숨 막혀..켁켁’
미안해..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네 슬픈 인간과 뱀의 관계
‘괜찮아 이렇게 나랑 행복하게 지내면 되지’
배고프면 나 먹어 입 벌려봐 에잇
영차 영차..콜록.. 위험할뻔 했잖아
좀만 더 머리 들어 왔으면 머리 녹을뻔 했어 바보야
‘잉.. 너 배고플까봐 그랬지.. ‘
아무리 그래도 이런 장난을 치냐 아이 귀여워
둘은 그저 행복했데 보리콘다는 몰랐데
보리에 들어있던 성분이 뱀의 피부에 치명적인
독이라는걸 알지 못했데..
그렇게 보리콘다는 점점 약해졌데..
바보처럼 힘이 빠져갔데
‘너 왜그래 괜찮아? 어디 아픈거 아니야?’
잘 모르겠어 힘이 안들어가.. 뭐?

보리콘단 힘이 빠져갔데
그녀는 매일 매일 간호하며 울었데
난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
그녀는 되려 내게 사랑을 많이 주지 못해서 미안하대
그런 말 말아 나는 태어나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었어.. 매일이 꿈같앴어
니가 왜 미안해해 다음 생에에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널 꼭 안아줄께..

좋아 결심했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거를 찾아냈어
내가 살아 있을때 내 이빨을 다 뽑아줘..
죽으면.. 싱싱하지 않아서 비싼값에 못 받아
얼른 뽑아서 가족들이랑 맛있는거 먹어..
내 마지막 선물이야
사랑해 너만을 기억해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