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아니 사실 몇 년 전 – NWOBHM의 재발견이라는 시대 역조 현상을 이끌어낸 대표적인 밴드입니다. 더 이상 소개가 필요 없을 만큼 잘 알려진 팀이죠. METALLICA 가 가장 많은 커버곡을 발표한 밴드로 유명하죠 – AM I EVIL?, HELPLESS, THE PRINCE 그리고 공연시의 IT’S ELECTRIC, 초기 GARAGE DEMO에 수록되어있는 SUCKING MY LOVE 등 정말로 수많은 곡이 그들을 통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세인의 관심을 끈 이들의 메이저 데뷰작이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바로 BORROWED TIME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VOCAL, GUITAR, BASS, DRUMS의 4-PIECE 밴드 구성원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아마 VOCALIST, SEAN HARRIS일 겁니다. 약간은 힘이 없는 듯한 BLUESY한 목소리, 가끔은 엄청나게 SEXY한 목소리. 이들의 데뷰 당시 제2의 LED ZEPPELIN이란 평판도 아마 ROBERT PLANT를 연상케 하는 그의 목소리 때문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ROBERT PLANT의 창법과 PAUL RODGERS의 목소리의 결합이 아닐까 합니다. PAUL RODGERS보다는 약간 고음의 목소리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 – 그리고 그들의 음악도 전반적으로 LED ZEPPELIN보다는 FREE의 음악에 조금 더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건 FREE와 DIAMOND HEAD에 빠져들기 시작한 시점이 비슷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SEAN의 목소리는 DEATH AND PROGRESS (BRONZE, 1993)에서 조금 맛이 간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공연 시에는 그 TONE이 아직 살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기회가 다으시는 분은 IN THE HEAT OF THE NIGHT의 READING FESTIVAL (RAW FRUIT, 1992) 모습을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이건 전성기인 82년 것. INTRO의 그 황홀한 목소리….
기타리스트인 BRIAN TATLER는 흔히 GUITAR VIRTUOSO라고 표현되는 엄청난 TECHNICIAN의 대열에 끼지는 못하지만 RIFF-MAKING에 있어서는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오죽하면 BLACK SABBATH의 하나의 앨범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훌륭한 리프들을 DIAMOND HEAD의 곡 하나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겠습니까 (윽.. 누가 한말인지 찾을 수가 없네요. 한 두 번 정도 그런 글을 본 것 같은 데). 바로 앞에 등장했던 DEMON이 그러했듯이 이들도 HARRIS/TATLER의 철통 같은 라인업이 모든 곡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TATLER의 GUITAR가 RIFF-MAKING만으로 끝나는 그런 스타일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혹시 DIAMOND HEAD의 음반은 하나도 없지만 METALLICA의 JUMP IN THE FIRE 앨범은 가지고 계신 분은 거기 수록된 AM I EVIL?을 다시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곡은 KIRK가 BRIAN의 기타를 완벽(?)하게 카피 – 커버가 아님 – 한 곡으로 정평이 나있으니까 말입니다.
리듬파트를 맞고 있는 COLIN KIMBERLY와 DUNCAN SCOTT도 상당히 안정적인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둘 다 다음 FULL-LENGTH 앨범인 CANTERBURY(MCA, 1983)에서는 사라져버리긴 하지만 전 이들이 있을 때의 리듬파트를 조금 더 선호합니다 – 그건 아마 그때가 그들의 음악적 전성기였기 때문이겠지만 말이죠 (하하…SEAN과 BRIAN에 비해서 나머지 두 사람은 형편없이 짧게 소개했네요. 그것도 한꺼번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그들의 앨범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대체적으로 팬들이나 평론가들은 이 BORROWED TIME 보다는 이들의 실질적인 데뷰작이자 자주제작 FULL-LENGTH 앨범인 LIGHTNING TO THE NATION(HAPPY FACE, 1980)을 최고의 음반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고 하는 것처럼 – 맞나? – 전 그것 보다는 BORROWED TIME을 더 선호합니다. 그건 부분적으로는 이게 여러 편집앨범들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구한 오리지널 앨범이라는 다분히 주관적인 편견이 작용한 결과겠지만 그보다는 요즘 STRAIGHT ROCK 넘버라고 하는 스타일의 곡들 보다는 MID TEMPO의 곡들을 선호하는 제 취향의 변화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 얘기가 이걸 좋아하는 건 저뿐이다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사실 BORROWED TIME은 그들의 음반 중 가장 인기 있는 앨범입니다 – 부분적으로 이는 LIGHTNING TO THE NATION이 여러 가지 형태로 재발매 되기 이전에는 정말로 구하기 힘든 앨범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MINOR 혹은 이들의 경우에는 자주제작 시절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그런 시기를 거친 후 DIAMOND HEAD는 MCA라는 당시 NWOBHM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메이저레이블과 계약을 채결한 후 FOUR CUTS라는 EP를 발표, 이후 곧 바로 대망의 메이저 데뷰작인 BORROWED TIME을 발매합니다. PRAYING MANTIS의 TIME TELLS NO LIES 를 연상케 하는 멋진 앨범 ART WORK과 함께 – 하하…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둘 다 RODNEY MATTHEWS라는 동일인물이 디자인한 JACKET입니다.
첫 곡은 그 유명한 IN THE HEAT OF THE NIGHT. 중간의 기타 솔로 부분 때문인지는 몰라도 전 처음 들을 때 당시 – 이건 제가 판을 구할 당시 – 한참 유행하던 TESLA의 MODERN DAY COWBOY랑 비슷한 분위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악! 지금 들으니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앨범에서도 그리 빠른 곡은 아니지만 공연 시에는 더욱 BLUESY하게 연주하는 데 전 그걸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TESLA의 경우는 반대. PARADISE랑 MODERN은 ACOUSTIC LIVE가 정말로 황!).
다음 곡은 TO HEAVEN FROM HELL…. 이건 처음 앨범을 들었을 때는 옥의 티라고 생각 했던 곡입니다. 인기는 끌었다지만 전 싫어했던 SWEET AND INNOCENT를 연상하게 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래도 최근의 앨범인 EVIL LIVE (BRONZE, 1994)에서 들어보고는 재발견한 곡입니다. 공연 시에는 TO HEAVEN FROM HELL하는 그 단순한 CHORUS 부분이 왜 그렇게 멋있게 들리는지.
세 번째 곡은 CALL ME. 앞의 곡과 함께 이들의 다음 앨범의 방향성을 조금은 엿보게 하는 곡입니다 – DEF LEPPARD적인 MAIN-STREAM을 향한 움직임이라고나 할까. WAITED TOO LONG을 연상하게도 하고 – 윽 지금 그 곡을 들으니 저의 착각이네요. 초기에도 이들에게는 이러한 스타일의 곡이 꽤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80년대 후반을 풍미했던 그리고 지금도 살아남은 ROCKER들의 칭송을 받는 것은 결코 도를 넘어서지 않는 그 균형 감각 때문일 겁니다.
다음은 LIGHTNING TO THE NATIONS. 이건 이전의 LIGHTNING TO THE NATION 앨범의 타이틀 곡이었죠 (이 앨범에는 이전의 곡이 두 곡 재녹음 되어서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작보다는 조금은 SLOW로 그리고 좀더 BLUES풍의 연주, 그리고 SEAN의 목소리를 들 을 수 있습니다.
BORROWED TIME.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네요. 상당히 긴 곡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다는 생각이 안드는 – 이건 저 혼자만의 생각 일지도 – 정말 맘에 드는 곡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의 그 감동이란. METALLICA가 커버한 이들의 곡만 알고 계신 분은 꼭 들어 보셨으면 합니다. 어디에선가 이들을 PROGRESSIVE METAL의 범주에 넣은 것을 본적이 있는데 – 완전한 오판 같지만 – 그건 아마 이 곡과 끝 곡인 AM I EVIL?의 영향이 상당히 컸을 것 같네요 (그리고 CANTERBURY의 ISHMAEL 역시).
DON’T YOU EVER LEAVE ME는 이 앨범에서 이들이 BLUES BAND의 후예라는 걸 보여주는 곡입니다. SEAN HARRIS의 BLUES풍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그 힘없이 끊기는 듯한 VIBRATION은 정말…… 그리고 단순한 제 착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BRIAN TATLER의 솔로는 정말 SEAN의 목소릴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앨범의 대미는 또 하나의 재녹음 곡인 AM I EVIL?이 장식합니다. 이 곡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듯. 아마 HELPLESS 다음이나 아니면 그 정도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곡일 테니…
아마 이 앨범의 소개는 제 개인적인 편견 – DIAMOND HEAD의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SEAN의 목소리에 푹 빠져 있음 – 때문에 공정한 평가는 아닌 것 같네요. 어떤 분은 “에이 목소리가 너무 힘이 없잖아, 곡들이 너무 처져”하고 말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추천하고 싶은 앨범입니다.
이후 이들의 음악은 정말….CANTERBURY….실망 했습니다. 재결성 앨범인 DEATH AND PROGRESS. 만약 RADIO MOSCOW (BRIAN TATLER가 결성했던 밴드)의 음악을 들어봤더라면 절대 그 음반을 사진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현대의 발달된 기술이 죽여버린 SEAN의 목소리. 이후 LIVE ALBUM은 그래도 예전의 곡들로 채워져 있어서 추억을 일게 하는 괜찮은 것이었습니다만 – 그리고 DIAMOND HEAD 를 커버한이 아니라 DIAMOND HEAD가 커버한 이라는 놀라움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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