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을 잃어버려
이가 빠진 동그라미
슬픔에 찬 동그라미
잃어버린 조각 찾아
데굴 데굴 길 떠나네
어떤날은 햇살아래
어떤날은 소나기로
어떤날은 꽁꽁 얼다
길옆에서 잠깐 쉬고
에야 디야 굴러가네
어디 갔나 나의 한쪽
벌판지나 바다 건너
갈대 무성한 늪 헤치고
비탈진 산길 낑낑 올라
둥실 둥실 찾아 가네
한조각을 만났으나
너무 작아 헐렁 헐렁
다른 조각 찾았으나
너무 커서 울퉁 불퉁
이리 저리 헤매누나
저기 저기 소나무 밑
누워 자는 한쪼가리
비틀 비틀 다가가서
맞춰보니 내 짝일세
얼싸 좋네 찾았구나
기쁨에 찬 동그라미
지난 얘기 하려다가
입이 닫혀 말 못하니
동그라미 생각하네
이런 것이 그렇구나
냇물가에 쭈그리고
슬퍼하던 동그라미
애써 찾은 한조각을
살그머니 내려 놓고
데굴 데굴 길 떠나네
길 떠나네 길 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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