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건너 산에는 진달래 고운데
그 꽃을 못 먹어 두견이 우는데
우네, 우네, 두견이 우네
진달래 향기에 취해서 우네
동구 길 텃논엔 장마 비 오는데
넘치는 논 둑엔 개구리 우는데
우네, 우네, 개구리 우네
장대 비 속에서 목 놓아 우네
외딴 집 마당엔 갈 햇볕 좋은데
빈 집을 지키는 아기는 우는데
우네, 우네, 아기가 우네
하늘이 깊다고 무서워 우네
눈 내린 산천엔 삭풍이 부는데
어둠에 덮인 채 뒷산이 우는데
우네, 우네, 뒷산이 우네
긴 긴 밤 눈가루 날리며 우네
(198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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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네
정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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