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타오르다 말고 꺼져버린 나의 젊은 날은
버려진 연탄재처럼 누군가의 발에 걷어차여 부서지나.
이제는 다시 일어날 패기도 용기도 잃어 버린 지 오래
사랑은 떠나고 돈도 희망도 잃었다
쏘주에 농약을 타 마셨지만 나를 괴롭히던 놈들이 떠올라
손가락을 목구멍 깊숙이 쑤셔 넣어 오바이트를 했었다
갈 땐 가더라도 너희에게 당한 수모만큼은 되돌려 주리라
그 동안 참느냐고 욕봤다 나의 비굴했던 인생아
시린 겨울이 가면 봄날이 찾아오듯 내 인생에 해 뜰 날을 기대했건만
나를 가만히 두질 않는 현실의 올가미는 목을 졸라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문득 옛사랑이 생각이 나서
눈 오는 너의 집 담벼락 밑에서 한참을 기다렸었네
완강하게 거부하는 너를 강제로 범하며 나는 말했네
잘 있거라 내 인생의 마지막 여인아
시린 겨울이 가면 봄날이 찾아오듯 내 인생에 꽃 필 날을 기대했건만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 현실의 올가미는 목을 졸라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나는 김사장의 사무실로 찾아가 그의 멱살을 잡았네
준비한 자전거 체인으로 그의 얼굴을 세게 내리쳤었네
나에게 생명을 구걸하는 수모를 주었지만 그것으론 분이 안 차
너의 어린 처자식들이 생각이 나서 나는 마음이 약해졌다네
사무실 옥상에서 바라본 서울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어
고마웠던 사람들을 생각하니 눈엔 눈물이 흐르네
나 이제 더 이상 세상에 미련은 없다
저 차가운 공구리 밑으로 몸을 던진다
눈을 떴을 땐 나 아직도 죽지를 못하고
사지를 쓸 수 없는 병신이 되었다
나는 죄 없는 나의 가족들의 힘든 짐이 되어
그 후로 불행히도 삶은 계속되었다
그 후로 불행히도 삶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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