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이 난 넌
서랍을 뒤적거리며
잠을 청할 약을 꺼내고
한탄을 하네
창밖은 너무나 밝다고
연락이 없던
시간은 나를 찾아와
무거워진 귀를 잡고서
얘기를 하네
밖에서 날 기다린다고
머뭇거리다
안개가 되어 버리고
탁류위에 일렁거리며
사진을 꺼내
입에 넣어 배를 쳐다보네
무거워진 넌
말을 잃어버린 채
어두워진 창문을 보며
입을 벌리네
비틀거리는 소리를 내며
저물어가는
머릿속엔 오로지
서성거리는 유령이 되어
가늘하게 나를 감싸네
흐르지 않던 계절은
나를 배신해
손을 흔든 채
표정을 봐꿔
옷을 훔쳐 나를 감싸네
최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