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두(FatDoo) ☆ 02 몽유병 (夢遊病)

난 진짜 몰랐다 진짜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오늘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잠에서 깼는데
들리는건 분명 다름 아닌 내 아내의 흐느낌
그리고 눈물로 맺힌 눈으로 날 바라보던 그 눈빛
뭔가 낯선 기분을 느꼈어 좀 무서워
평소보다 차가운 두 손 혹시 복선?
머리맡에 두었던 파란 레이벤 안경을 집어서 쓰는 순간 봤어
설마 내 손에 묻어 있던 피.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
(오늘 새벽 한 노숙자가 한쪽 다리가 절단 된 체
변사체로 발견 되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그때 그녀는 오른팔을 들어 눈물을 닦고
침착하게 말했어 새파란 입술을 깨물고
(당신 정말 기억 안나? )
뭐가 말을 해봐 ..(당신이 죽였어..) 뭐라고?

내가 몽유병? 씨발 너라면 믿을 수 있어?
(나도 당신이 이런 짓 까지는 할 줄 몰랐어..)
그러고 보니 어젯밤 약을 먹은듯한 어지러움 속에서
잠들었던 기억이 살짝 떠올라 뭐지 이건
그리고 그런 일의 반복 이런 벌써 3명의 살인 사건
뉴스속보 누가 날 좀 대변해 내가 세상을 떠나가 버리면
바로 목을 매고 죽겠다던 매일 밤 힘내라며
고기반찬을 차려주던 상냥한 아내의 눈물
이게 진짜 현실? 난 참을 수 없어 믿을 수 없어
그래서 뛰쳐 나갔어 벤츠를 몰고 용산으로 달려가
사온 건 소형 카메라 4대
아내 몰래 집의 군데 군데 설치를 했어 불안 했어
만약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면 망설임 없이 뛰어 내릴거야
사뿐히 그리고 설마 했는데 3일 뒤 일어난 사건
아내의 외출 뒤 녹화된 테잎을 되감았어.
첫장면 아내가 냉장고 문을 연다
그리고 오렌지 쥬스를 컵에 가득 따른다
그리고 서랍을 열어 작은 통 하나를 꺼낸다
그 작은 통에는‘수면제’라고 쓰여져 있다
그리고 내게 가져 온다 나는 그걸 마신다
그리고 나는 아내의 볼에 키스를 하며 잠든다
그리고 아내는 내가 잠든 뒤 외출을 한다
그리고 2시간 뒤 아내는 집으로 돌아 온다
커다란 검은 봉지를 메고 왔다 힘들어 보인다
그리고 봉지를 열어 뭔가를 꺼낸다
다리다 사람 다리다 그리고 그 다리를 싱크대에 올린다
잘게 썰어 양념을 쳐서 냉장고에 넣는다
그리고 손에 피가 잔뜩 묻은체로 내 방에 들어 온다
그리고,, 그 피들을 내 손에 묻힌다
그때 내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여보.. 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