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슴푸레한 방안 족쇄에 채워진 다락방의 소녀
창밖을 통해 보이는 세계는 짙푸르게 이지러진 환상
어슴푸레한 방안 남자에게 먹혀버린 다락방의 소녀
스며 들어오는 달빛이 가느다란 손가락을 이끈다…
소녀에게 주어진 유일한 완구는
흰 캔버스와 3색의 그림물감
소녀는 매일 매일 그림을 그렸다
흰캔버스안에는 뭐든지 있으니까
소녀는 매일 매일 그림을 그렸다
3색의 그림물감만 있다면 모든 것을 그릴 수 있었다…
소녀에게 주어진 것은
몸을 다락방에 있게 하기위한 최저한의 식사
흰 캔버스와 3색의 그림물감
소녀의 마음은 흰 캔버스 속…
하얀 캔버스는 소녀의 세계
어디든 갈 수있고,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다
순진한 욕망이 캔버스를 물들여갔다
“나… 친구를 갖고 싶어…”
벽시계는 오전 0시를 알리고
닫혀버린 소녀의 세계는 머지않아
오른손엔 신을, 왼손엔 악마를 품겠지…
이상함을 눈치 챈 남자는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소녀의 가는 목을 조른다.
“아빠,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어?
그래 맞아. 행복한 아빠의 모습을 그려줄게”
어슴푸레한 방안, 먼지를 뒤집어쓴 다락방의…
붉은 캔버스와 그림 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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