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영화라도 본 듯이 눈 비비고 일어나. 지금은 오후 2시.
기지개를 켜. 원기옥을 모으듯이. 몸 이곳저곳이 갈수록 쑤셔.
머리를 아무리 쥐어짜봐도 어떻게 들어왔는지 전혀 기억안나.
깨질것같은 머리를 꽝 쥐어박아. 차비도 없었는데, 네 발로 기어왔나?
쓰린 속을 달래려 열어보는 냉장고. 아무것도 없는게 대체 몇달째냐고..
한솥만 먹은지 어느덧 일년째. 그렇게 좋아했는데, 이젠 좀 질렸네.
밥먹을 때마다 생각나. 그렇게 지겨워하던 어머니의 된장국.
집 나오면 고생이라더니.. 이건 완전히 군대시절의 Deja vu. oh my god..
밤에, 밤에 방문 안 잠궈도 돼.
아무때나, 아무때나 여자친구를 불러도 돼.
밤새, 밤새 뭘 해도 누가 뭐라 안 그래.
한 때야, 전부 다 한 때.
혼자 살아 뭐해. 그 누구보다 쓸쓸해.
나는 자취를 하는 야생 박쥐. 오늘도 오후 네 시쯤 일어났지.
아니면 낚시꾼 피하는 낙지. 월세 낼때면 나는 땅에 머리 박지.
강한 자만 살아남는 동물의 왕국. 어딜 가든 있는 꼰대, 마치 군대 간부.
술자리 뒷담화도 필요없는 안주. 나도 힘들 땐 손을 벌려봤지, 장풍.
하지만 이건 만화 아닌 현실. 오늘도 토스트로 때우는 내 점심.
대한민국 서울. 내가 사는 도시엔 모두 서로를 항상 깎아내지, 연필.
이럴 땐 엄마가 생각나. 다 때려치우고 집에나 들어갈까?
그 때 들려오는 엄마의 잔소리. 아니, 난 차라리 지금이 낫다.
쓸쓸해. 쓸쓸해. 혼자 살아 뭐해. 쓸쓸해.
쓸쓸해. 쓸쓸해. 잠도 오지를 않아. 쓸쓸해.
쓸쓸해. 쓸쓸해. 혼자 살아 뭐해. 쓸쓸해.
쓸쓸해. 쓸쓸해. 우리집에 놀러와줄래..
양재동 고시원. 신림 단칸방. 노무현 대통령 때 떨어진 강남 땅값.
투룸에 살 땐 괜히 어깨 힘 줘. 내 음악경력만큼 자취인생도 10년.
사서 고생하는 거 참 좋아했던, 끼니를 대충 때워도 잘 소화했던
패기 넘치던 20대 청년이 나였지. 쪼들릴 때도 돈은 내게 별 거 아니었지.
Soul One , GLV , Aeizoku , 강준 , Mang9bass , 최근엔 Evo.
동거동락했던 녀석들과 사이좋게 지냈던 때를 잊지 않고 다 기억해.
젊다는 건 하늘이 주신 큰 축복. 꿈이 있었기에 잊곤했지, 배고픔도.
하지만 이제 난 나와 고생하기 싫어. 좋은 짝을 만나 결혼을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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