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어 나야
어 아름아
거기 괜찮아 태풍 피해 없어?
어..어..
우리 동네 나무 뽑히고 무너지고 장난 아니야
사실, 나 학교 가다가 나무 쓰러져서 깔려 죽었어
뭔 소리야 장난 치지마
모르겠어 나도.. 우리 엄마한테 전화해봐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뭐야 이런 장난을 쳐
여보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저 아름인데… 네?
*
인간은 죽음에 노예다 결국 사라진다
그래도 열심히 꿈을 꾸면서 살아간다
세상의 끝에는 도대체 뭐가 존재할까
꿈에서 봤던것이 현실들로 다가올까
눈물을 닦아도 촉감은 이미 내게 없다
그래도 나는 손으로 눈물을 계속 닦아낸다
세상에 끝에는 도대체 뭐가 존재할까
꿈에서 봤던것이 현실들로 다가올까
여보세요?
너 뭐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 죽었다니까 진짜 몸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근데 전화를 어떻게 받어
몰라 벨 울리니까 받지 나도 모르겠어
너 지금 어딘데 대체 뭐가 보이는데
나 구름 위 나 같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줄을 서 있어
오늘 죽은 사람들 같애 별의별 사람들이 다 모여있어
머리가 터진 사람 허리에 쇠파이프가 꽂힌 사람
하반신이 없는 사람 아이의 머리만 들고 있는 사람
뭐라는거야 믿으란거야 말란거야
어 이제 내 차례인거 같애
무슨 차례?
몰라 서명했어
어?
이 다리를 건너가면 된대
무슨 다리
하얀색 다리야
어?
하얀꽃들이 다리 사이사이 엄청 예쁘게 피어있어
아 너도 보여주고 싶다
안돼
나 괜찮아 마음이 편해
하지마 제발
모르겠지만 마음이 편해
안돼
건너가고 싶어 이 다리
** 반복
죽음이란게 뭔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편안한 이별이 보장된다면 두렵지 않다 나
이 다리를 다 건너면 어떤 세상이 날 기다릴까
돌아가신 아버지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살다보면 이러한 생각을 한번쯤은 해본다 사람은 다
어차피 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면 나 춤을 추며 살아가마
이 다리를 다 건너면 아름다운 유토피아가 기다릴까
죽음 앞에 나약한 인간이여 우린 도대체 왜 살아갈까
여보세요?
어
너 괜찮아?
괜찮아
아직도 다리 건너고 있어?
절반정도 건넜어 사람들도 다 건너가고 있어
안돼 정신차려 어? 돌아와
다 자기의지로 다리를 건너고 있어
내 얘기를 들어봐 절대 흔들리면 안돼
가족을 생각해
정신차리고 돌아가야 돼
자 눈을감아봐
이제 내가 하나 둘 셋 외치면 넌 정신 차리는거야 알았지?
하나
둘
셋
*** 반복
어디야? 되돌아왔어?
아니 다 건너왔어
뭐?
근데 여기 좀 이상해
왜 또
사람들이 다 나랑 똑같이 생겼어
어?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그가 본 것은 도대체 뭐였을까
예전에 할머니께 들은적이 있다
인간의 생을 다하고 신의 품으로 갈 때가 되면
세계 각지에 있는 자신의 도플갱어들과
운명을 함께 한다고 그들은 실제 존재했던
그의 도플갱어 들이였을까?
나에게도 도플갱어라는게 존재하는 걸까?
사람의 운명이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건 정말 싫다
**** 반복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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