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두(FatDoo) ☆ 내 삶과 죽음이 담긴 일기장 – 나는 오늘 죽었다 (feat. 와디)

방금 전이었다 뭔가 내 배에 꽃혔다
눈 앞은 흐려지고 도망 가는 듯한 구두 소리가 들렸다
가랑비가 내려 고인 물 웅덩이에 내 눈물이 섞였다
가로등불 아래 나방들이 화려하게 춤췄다
배를 움켜 잡은 내 손은 붉은색 물감으로 물들었다
유일한 목격자 고양인 날 바라본다 됐어 넌
난 봤다 낯설은 오른쪽 손에 붕대를 한 어른
(나 존나 착하게 살았는데 이게 뭐야)

내 몸 안의 케찹들은 점점 빠져만 가고
저 밝은 달을 봐라 오늘 따라 빛이 나고
아 귀찮아도 어제 잠만 자지 말고 엄마 안마라도 해 드릴 걸
탕수육도 그냥 사 먹을 걸
나 쑥스럽지만 부풀린 내 맘으로 샀어 커플링
사랑해란 낙서를 새기잔 약속을 했던 너와의 기쁜 일
엎친 데 덮친 격 진작 여친 덮칠 걸
신이여 날 좀 살려줘 팔다리 바칠께 기꺼이

어 저기 사람이 온다 어 나 살았나
이는 악물었는데 입이 열리질 않는다 내게 와 달라
(어 저기 왠 사람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옷은 다 뜯어져
머린 헝클어져 어딘가 무너져 있는 것 같은데 어쩌지)
그 사람이 내 옆으로 왔다 나 이제 살 수 있죠

신이여 감사합니다 어? 근데 왜 지갑을
(집엔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새끼들
먹여 살릴 돈 버느라 나 힘든데 잘 됐지 뭐)

우리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날 병원으로 데려가줘
(우리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날 용서해 주오) 미안해요

별로 친하지 않던 친구들까지 다 떠오른다
인간은 뭔가 잃은 뒤에 꼭 후회를 하고 만다
이래서 한 번 환생은 필수인데 신이 뭔가 실수했네
아닌가 그래서 인생이 더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