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백지상태로 태어나
저마다의 모양새를
가진 점으로 채워가
삶의 크고
작은 순간들로부터
만들어진 흔적들이
온몸에 들러붙어
그 점들의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것은
삶에는 일정한 패턴이
없다는 증거물
매번 아름다운
흔적만 남기는 건 불가능
그러니 두려워 마
점이 찍히는 순간을
치열하게 몰두하던
날들의 끝엔 반드시
그 순간을 기록이라도 하듯
새겨지는 문신
삶이 진행될수록
점차 늘어나 하나둘씩
문장의 끝엔 항상
마침표가 자리하듯이
우린 매 순간
흔적을 남겨
젊은 날의 치기
또는 지저분한 기억쯤으로
여기던 순간들
모두 삶 속 작은 점
그 점들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거야
달마시안 우린 달마시안
우린 달마시안 달마시안
우릴 우리답게
만드는 저 무늬들도
그저 얼룩처럼
보이는 기분이 들고
때로는 감추고 싶은
마음에 무릎 꿇고
그분을 간절히 찾네
두 손을 모으고
하지만 모든 흔적이
완벽한 모습으로
박혀있길 아무리
노력해봐도 헛수고
검은 건반이
빠진 악기로는
절대 완벽하게
연주할 수 없어
이 삶이라는 연주곡
그저 아무렇게나
찍어놓은 듯한
점들로 인해 완성되는
화가의 그림처럼
무심코 보기엔
초라한 날들일지언정
그 날들이 삶을 완성하고
마무리 지어 줘
우린 매 순간
흔적을 남겨
젊은 날의 치기
또는 지저분한 기억쯤으로
여기던 순간들
모두 삶 속 작은 점
그 점들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거야
누군가의 무늬가
훨씬 아름다워 보여도
너의 무늬가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야 결코
우린 달마시안
우린 저마다의 모양새를
가진 점으로 태어나
이 땅을 나름의 방식으로
하나둘 채워가
눈에 띄지 않는
자리의 한켠의 점
너와 나로 인해 비로소
이곳이 완전해져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 땅을 수놓은 우리
아름다운 흔적이 되고픈
모두의 몸부림
결국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를
주의 이름으로
두 손 모아 기도드려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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