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매년 내 방문 기둥에
엄마와 내가 둘이서
내 키를 체크하지
않게 될 그 무렵부터
나의 키와
내 모든 사고가
멈춰버린 건 아닐까
난 아직 사람의
걸음마를 사랑하는 건
잃어버린 내 과거의
콤플렉스인가
오늘도 내 어릴적
나의 전부이던
작은 로봇을 안고서
울고 있어
더 이상 내겐
사람 냄새가 없어
만취된 폐인의
남은 바램만이
난 오늘도
내 악취에 취해
잠이 들겠지
곧 끝날거야
혼탁한 바람에 더 이상
난 볼 수 없네
내가 누군지
여긴 어딘지
축복된 인생에 내가
주인공은 아닌가봐
공허한 메아리만이
나를 다그쳐
낯설은 바람에 어느 날
나의 곁에서
사라져버린 친구들
다 잘 있을까
너희와 함께 거닐던
작아진 이 길에
나 혼자서 구차하게
쓰러져 있어
더 이상 내겐
사람 냄새가 없어
만취된 폐인의
남은 바램만이
난 오늘도
내 악취에 취해
잠이 들겠지
혼탁한 바람에 더 이상
난 볼 수 없네
내가 누군지
여긴 어딘지
축복된 인생에 내가
주인공은 아닌가봐
공허한 메아리만이
나를 다그쳐
답답한 가슴만 나는
움켜잡고 숨죽이네
더는 짖지도
않는 개처럼
매년 내 방문 기둥에
엄마와 내가 둘이서
내 키를 체크하지
않게 될 그 무렵부터
나의 키와
내 모든 사고가
멈춰버린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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