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 19980211

이유 ☆ 19980211

가요톱텐 범수 형이 울었던
그걸 볼 땐 난 초등학교 5학년
눈가에 고이던 짙은 그 눈물은 떠나는 백만 장 시댈 향한 Adios

아마 그때가 광역시로 바뀐 지가 얼마 되지 않았지
신문지상에 시끄럽던 Mike Tyson의 귀, 페더 챔피언 최용수의 마지막 전성기
갑자기 실종돼서 모두들 놀랐지
어느 낚시터에서 발견한 챔피언의 모습
형, 아직 더 할 일이 남았잖아 아쉬워하던 내 모습
그때가 겨우 열 둘
아주 멀 줄 알았던 스물 지나 다섯
5년 뒤엔 친해질 수 있는 김광석
서른 즈음에 그렇게 가 버릴 줄 누가 알았을까
5년 뒤 하늘에 편지를 쓰면 답장을 쓸까
이제는 단순해져버린 내 하루의 일과
굳어져버린 내 삶의 방식과
옛일이 돼버린 시가 만 원짜리 시디를 위한 나의 회상이 오늘을 채우네

천구백구십팔 년 이월 십일일 그대가 내게 마지막으로 한 인사
다시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책장에 잊혀진 책처럼 세월 짙은 먼지만
이천십일 년 십년도 더 지나 불현 듯 생각난 눈물 한 방울
누구에겐 황금기, 누구에겐 추억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 2동, 하나 남은 레코드샵 없어진 지도
시간이 흘렀지, 다리를 절룩거리던 주인아저씨 그리고
가끔 자리를 지키며 시디 한 장 찾는데 천 년 걸리던 할머니
정겹던 그분들 다 어디로 간 거니
혼자 흥얼거리며 두리번거리던 다섯 평 남짓
피자집으로 바뀌어 이제 흔적조차 남지 않았지
밤새 듣던 서태지 3집, 혼자 들떠 만지작거리던 재킷 사진
손에 익은 촉감은 이젠 찾는 자만의 것
지난 몇 년 간의 내 기억을 담아둔 벗들은 요즘은 쉽게 휴지통 속으로 drag & drop
그러지마, 내겐 더없이 소중한 것들, 여태 같이 산 벗들
그것들을 위한 나의 회상이 오늘을 채우네

IMF, 그 파동의 희생양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생각나고 기다렸던 사람들의 기대를 생략해버리고 이젠 기억 속으로

이유 - 칫솔 @ 130929 Rookies Game 20
리모콘 by 이유 in RookiesGame 16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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