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조금만 더 자고 싶은
찌뿌둥한 이 아침
머릿속엔 할 일이 산더미
오늘도 속이 쓰려온다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건
회색 빛의 사거리
안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억지로 찬 이불을 뒤집어쓴다
늘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내 행복의 발자취
풍요로운 은행나무 길
언덕 위에 있던 나의 동네
아침이면 김이 나요 모락모락
궁금한 이 냄새는 뭘까
분주한 부엌 쪽
달그락 달그락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바싹 마른 옥상 빨래에선
기분 좋은 햇볕의 냄새
시원하게 부는
맞바람을 반기는
내 마음도 참 가볍겠지
힘든 오르막길도
언덕길도 난 한달음에 올라
조막손으로 붙잡고
달려가는 작은 어깨 위에는
울 엄마가 싸준 도시락
가방 깊숙이 그 온기가
맛있을 것 같아 오늘도
얼른 먹고 싶어요
얼른 먹고 싶었던
따뜻한 그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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