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0

흐르는 시간은
서로를 지우고 함께 했던
모든 날도 지워가겠지
일 년이 지나면 잊을 수 있을까
새로운 날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어제와는 다른 달빛이 비추네
회색빛 이 도시에
회색빛 이 도시에 인연이란
우연이 만든 실수일까
아님 사랑이 낳은
널따란 후회일까
필연이란 우리가 만든 허울일까
아님 미련이 낳은
커다란 거짓일까
남과 여가 만나
한때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이 영원할 것처럼
행동했고 너무 당연한 듯
서로를 치부했고
그리 짧지만은 않은 날을
그려내도 사랑이란 게 그래
한땐 영원해도 영원하지 않은
무언가로 탈바꿈 해
시간이 약이란 걸 한편으론
믿고 싶어도 절대 아니란 걸
알게 되는 그의 꿈에
술에 술이 들어가는 마술에
빠진 듯해 그는 알콜홀릭
하지만 술이 밉대
오늘도 어두운 밤
방 한 켠에 기대
눈을 감은 채 그대로 멈춰있네
흐르는 시간은
서로를 지우고 함께 했던
모든 날도 지워가겠지
일 년이 지나면 잊을 수 있을까
새로운 날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어제와는 다른 달빛이 비추네
회색빛 이 도시에
회색빛 이 도시에
감정선을 따라
그려지는 삶이라서
감정이 없는 듯
느끼자마자 멈춰 섰어
때때로 웃기는 해 비웃기도 해
몸이 반응해 얼굴에
미소가 피기도 해
그럴수록 더 커져만 가는
구멍 안에 더 많은 그가
빠져 들어가는 것 같대
사실 잃어가는
자신보다 두려운 건
그녀가 점차 그를
지워 나갈거라는 것
미움보다 무관심이
더 두렵다는 것
매 순간 시간의 무게를
좀 더 느끼는 것
하루가 흘러가도
느끼지 못하는 것
어제의 달이 오늘보다
좀 더 밝다는 것
눈에 띄게 날씨가 쌀쌀해졌네
벌써 시간이 꽤 많이
흘러갔나 보네 이젠 알아
시간과 아픔의 상대성을
더 흐를수록
좀 더 짙어 지는 것을
차라리 좋았어
처음 돌아 섰던 때
실감이 안 났지 고개를 휘져었네
1초 1분 시간이 갈수록
추락한 기분 넌 한번도
못 본 모습 시름시름대네
책장에 아무렇지 않게 꽂아 놓은
책 너와 내 일기
소설 같지만 제목은 없네
하나둘셋 기억을 밟으며
페이지를 넘겨
하나둘셋 마음을 할퀴며
추억을 걸어 걸어
받지 않을 전화
말할 거야 시간이 낫게 해줄 거란
거짓말 따위를 하며
서로를 속일 것이 뻔해
속마음을 꺼내 손을 뻗으면
모두 무너져 you know
초심을 갖고 노는 듯한
짓궂은 날들 너로 가득
채운 뒤 흘려버린 하루
음악 서로를 안고 속삭이던 밤들
수만 번의 키스 추억하며
버티던 나를
일 년이 지나도 잊을 수는 없어
새로운 날도 다시 찾을 수는 없어
흐르는 시간도 널 지우진 못 해
함께했던 추억 속에 머물고 있네
이 노래가 들리면 다시 찾아와줘
사랑하고 있는 걸
사랑하고 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