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현악이 가미된 전형적인 스탠더드 팝 넘버 Love letters의 고즈넉함과
불후의 스탠더드 넘버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스키터 데이비스가 남긴 추억의 팝송 The end of the world의 재해석, 영화 카사블랑카에 삽입되었던 As time goes by, 줄리가 남긴 최고의 히트곡 Cry me a river, 비 밥의 선구자중 한명이었던 피아니스트 실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의 명곡 Round midnight, 흑인 재즈 피아니스트 에롤 가너(Erroll Garner)의 숨막힐 듯아름다운 곡 Misty, 줄리의 얄미울 정도로 절제된 보컬이 돋보이는 Black coffee, 생(生)톤의 기타 연주가 재즈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Sentimental journey, 애절한 발라드 I’m in the mood for love, 줄리의 탁월한 음색과 음정이 감탄을 자아내는 Blue Moon,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스탠더드 재즈 넘버 I’ve got you under my skin과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익살스러운 소품 Goody goody, 스탄 게츠(Stan Getz)와 호아오(Joao) & 애스트러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부부의 합작 명곡 Desafinado(Slightly out of tune)를 비롯해 모두 24곡이라는 엄청난 레퍼토리로 채워져 있지만 주의깊은 선곡에서 비롯된 안정감이 앨범전체를 견고하게 받쳐주고 있다. 모든 수록곡들이 너무나 유명한 넘버들이지만 6번째 트랙 Fly me to the moon의 우선적인 감상을 권하고 싶다. 감칠맛 나는 보사노바풍의 이 곡은 재즈 팬들은 물론 일반 팝 팬들까지 사로잡는 강력한 친화력이 있는, 마치 마법을 지닌듯한 줄리 런던의 보컬이 표현하는 최상의 매력이다.
수록곡 대부분이 영화와 관련된 작품들이기에 영화음악 팬들께도 권하고 싶은 앨범이며,사람이 지닌 목소리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멋진 향기를 지닌 작품이다.
줄리 런던의 노래들은 다분히 성인취향적이다. 그것은 그녀가 각광받던 시기가 주로 ’50~’60년대라는 사실이 첫 번째 요인이며, 흔히 ‘스탠더드 팝‘의 시기였던 그 당시의 음악은 지금의 20대보단 30대, 더 나아가서는 40대가 더욱 아련한 향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음악들이 빛바랜 촌스러움만으로 추억에 호소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알맞은 성량을 바탕으로 표현되는 고혹적인 음색, 다양한 표현력, 정확한 음정은 이미 대다수 평론가들과 음반 컬렉터,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극찬을 받아왔고 3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간의 검증을 충분히 거쳐왔기에 더욱 그러하다.
뛰어난 외모 때문에 배우의 길을 먼저 시작했지만 그녀의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은 어설픈 연기 생활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 당시 미모를 앞세운 백인 여배우들중 대다수가 가수활동을 병행했고 많은 음반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 누구도 줄리 런던의 재능을 뛰어 넘진 못했으며 헬렌 메릴(Helen Merrill), 준 크리스티(June Christy)와 더불어 빌리 홀리데이(Billy Holiday), 엘라 핏제럴드(Ella Fitzerald), 사라 본(Sarah Vaughan)이라는 강력한 흑인 트로이카에 대항할 수 있었던 백인 여성 보컬의 유일한 카드였다. 가까운 일본에선 그 당시의 백인 여성 보컬 시리즈가 발매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물론 줄리 런던의 Best앨범이 처음 발표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Julie’s golden greats와 The best of Julie London ‘Thr Liverty Years’란 타이틀의 히트곡 모음집이 발매됐었지만 이번에 발매된 Julie sings love를 능가하진 못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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