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조용한 바다
서늘한 바람이 분다
철 지난 플래카드
텅 빈 가게 파라솔
잘 지냈냐고 인살 건네네
그 여름 눈부신 바다
너라는 추억이 분다
땀방울 맺힌 콧등
아이 같은 그 미소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리던 치마
자꾸 생각이 나
너의 푸른 바다
다 타버릴 거 같았던 우리
까마득히 해맑아서
숨이 멎을 것 같았던 우리
너를 혼자 남겨둔 채
서둘러 도망치듯 달려온
긴 세월이 일렁이네
할 말이 남아있는데
저 하얀 모래를 알아
나란히 걷던 너와 나
수줍게 앞서 가던
너의 가녀린 발목
붉게 물든 그 하늘 너의 미소
자꾸 생각이 나
너의 푸른 바다
두 눈이 멀 거 같았던 우리
까마득히 슬퍼져서
소리 없이 눈물만 흐르네
너를 혼자 남겨둔 채
서둘러 떠밀리듯 밀려온
긴 세월이 파도치네
할 말이 난 참 많은데
사랑해 다시 또 돌아가 널 사랑해
너를 혼자 남겨둔 채
서둘러 도망치듯 달려온
이곳에는 내가 없었네
내 모습 보이질 않네
바람 부는 너의 바다에 머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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