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듯 지나치던
눈 내리던 그 공원에
투명하게 보일 듯 말듯이
조심스레 아무도 몰래
바라보던 까만 눈동자
조용히 조용히 다가서던
* 그때를 그곳을 기억해
건너간 계절에 잊혀져
봄의 향기에 취해 사라진대도
그날에 우리를 기억해
세상에 젖어갈 때에도
눈부시게 빛나던
새하얗던 그 맘을 *
사박사박 눈 밟으며
까만 밤을 지붕 삼아
외로움과 친구하던 그 아이
빨간 코트 끝자락에서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어디든 가고 싶던 그 시절
**
끝없이 흩날리는 눈꽃송이에
그만 사그라지는 작은 추억이라도
세월이 우리를 데려 놀
그 어떤 곳이라 하여도
돌아갈 수도 없는 시간의 끝에서
이전에 이전을 거슬러
자그만 미소를 만들던
잊혀질 기억 속에
눈 내리던 그곳에
눈을 닮은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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