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안개 숨을 부르는 소리에
아련하게 흐려지는 마음에
창을 열어 바라본 저 편이
그대로인데 낯설기만 하네요
함께 거닐던 언덕길 아래서
조각조각 흩어지는 저 달에
내민 손은 여전히 하얗게
다 그대로인데 가신 그대만 없네
더 이상은 쉬지 않는 그리움이길
잡아준 손이 이제 없어도
한 조각 나에게 한 조각 그대
홀로 기억한대도 함께라고
만일 돌아오는 길을 알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두 사람의 손 마주 잡을 수 있을까
바라노니 부디 행복하세요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 곳에
한순간도 떼지 못한 익숙한 길을
제 혼자서 돌고 도는 바람이
〈그대 가지마오… 그대 가지마오…〉
닮아버린 마음 울려온대도
만일 돌아오는 길을 알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두 사람의 손 마주 잡을 수 있을까
멀어지는 추억 하나 없으니
돌아보지 말고 지켜낼게요
이제 그대 잃어 숨을 다문 언덕이
슬퍼질 만큼 아름다웠던 그 때로 갈 수 있을까
바라노니 부디 행복하세요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 곳에
달을 삼킨 밤에도 새벽의 동은 트고
하얀 손을 녹일 빛은 너무나 눈부셔서
놓지 말아라 감추지 말아라
이 내 몸은 홀로 살아가지 않으니
만일 돌아오는 길을 알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두 사람의 손 마주 잡을 수 있을까
바라노니 부디 행복하세요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 곳에
혹시 돌아오는 길이 멀고 험해서
같은 걸음과 같은 마음을 다신 이룰 수 없어도
바람결에 지워지지 않도록
잊혀짐도 모두 가져갈게요
그대 따라갈 이 언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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