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_SEOTAIJI_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

그 옛날의 짙은 향기가

내 옆을 스치죠

널 떠나는 날 사실 난..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거에요

소격동을 기억하나요

지금도 그대로 있죠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너의 모든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잊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에겐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가 않죠

그저 되뇌면서 되뇌면서

나 그저 애를 쓸 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