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
그 옛날의 짙은 향기가
내 옆을 스치죠
널 떠나는 날 사실 난..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거에요
소격동을 기억하나요
지금도 그대로 있죠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너의 모든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잊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에겐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가 않죠
그저 되뇌면서 되뇌면서
나 그저 애를 쓸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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