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린
사람의 마음을
더는 감추지 못한 채
할 수 있는 건
멍든 자의 뒤에 숨어
쓴웃음 짓는 것
쓰러진 고목 그늘 밑에서
내 숨결을 여기 묻어줘
누군가 날 찾을 수 있게
내 마지막이 여기라 말해줘
이미 늦은 걸
차갑게 떨리는 몸과
거칠어진 숨을
더는 숨기지 못한 채
내게 남은 건
깊게 새겨진 낙인과
희미한 탄식뿐
마지막 흔적만을 남겨둬
내 숨결을 여기 묻어줘
저들에겐 보이지 않게
내 마지막이 여기라 말해줘
끝이 아닌 걸
이젠 더 피할 수 없네
지울 순 없는 걸
내 눈에 비친 저 빛을
알 수 있는 걸
이젠 돌아갈 수 없네
혼자가 아닌 날
마지막 흔적만을 남겨둬
내 숨결을 여기 묻어줘
쓰러진 날 다시 세워줘
아무도 찾지 않더라도
내 마지막 장소가 여기라 말해
끝이 아닌 걸
지울 순 없는 걸
알 수 있는 걸
혼자가 아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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