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날개를 세일했다
내 연금으로는 꿈도 못꿨던 날개였는데
70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이벤트라나 뭐라나
난 통장을 털털 털어서 날개를 사왔다
그리고 등의 핏줄을 날개에 연결했다
날갤 달고 전신 거울앞에 섰어
허리가 꾸부정해 옛날 모습관 달랐어
날개를 퍼덕여도 힘이 약해
옆에 서있던 강아지의 눈썹이 날려
고개를 돌리네 밖엔
빗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고 있어 다행이야
노인들은 말야 낮에는 비행금지란 말야
온도 급상승으로 비행중
정신을 잃어 추락하는 노인
이 많데 기도해 하늘에 빌어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태양이 숨어버렸어
방수용 비닐을 사서
날개에 정성스럽게 씌웠어
점점 신에게 돌아갈날이 가까워지니
좀 아쉬워 이게 마지막 비행일지도 모르니
깃털이 떨어진다고 잔소리하던 아내가 없어
나도 잔소리가 이리 그리워질 줄은 몰랐어
그때가 그립지만 뭐 별수 있나
사람도 사랑도 다 때가 있는법이니까
난 네게 난 네게 인생을 바칠께
넌 내게 넌 내게
(진정 행복했던 시간을 선물했는가)
난 네게 난 네게 모든걸 다줄께
넌 내게 넌 내게 진짜 행복을 선물해줘
이게 얼마만의 비행인가
빗방울이 내 이마를 타고 내려오다가 주름에
방향이 틀어져서 떨어져
회색빛 구름들이 춤을 추며 내게 묻는다
날개를 얻었으니 이제 행복한가?
그때 저 멀리 보이는 저 하얀 담배연기
이런 개념없는 사람들 재빨리 다가갔지
하늘에선 금연인거 몰라 당장꺼
구름들이 전부 오염되면 어째 그만둬
(뭐예요 저리 안가요?
이 할아버지 봐 날개 완전 싸구려다 하하)
얼른 끄지 못할까 너네 가족을 생각하렴
(저 엄마 없거든요 할배도 저 무시하는거예요?)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 한들 이건 아냐
(이 할배봐 머리가 하애 주름도 짜글짜글)
대체 너넨 노인을 뭐라고 생각하는거냐
(아 시끄러 이 할아범 깃털 뽑아버리자 (그래 좋아)
그 그만해 (완전 짝퉁이야 나쁜 할아버지)
난 네게 난 네게 인생을 바칠께
넌 내게 넌 내게
(진정 행복했던 시간을 선물했는가)
난 네게 난 네게 모든걸 다줄께
넌 내게 넌 내게 진짜 행복을 선물해줘
그래 나도 가끔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믿어지질 않는다
겉은 이렇게 쭈글쭈글 늙었어도
마음속은 너네 못지 않게 젊단다
날개에 힘이 빠지고 눈이 감긴다
개미처럼 작게 보이던
사람들이 점점 가까워진다
저 아래 파란 바다가 보인다
뭐 행복하게 살았으니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는가?
난 네게 난 네게
(항상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했는가)
넌 내게 넌 내게
(항상 사랑하는 가족을 아껴줬는가)
난 네게 난 네게 모든걸 다줄께
넌 내게 넌 내게 진짜 행복을 선물해줘
난 네게 난 네게
(평생 잊지못할 여행을 선물했는가)
넌 내게 넌 내게
(가슴이 찢어질듯한 사랑을 해봤는가)
난 네게 난 네게 모든걸 다줄께
넌 내게 넌 내게 진짜 행복을 선물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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