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7

☆ 607

오후쯤 일어나 커피를 준비해
두 잔을 만들곤 뒤늦게야 알아
청소를 하다가
네가 남겨놓고 가버린
흔적을 치우다
결국엔 또다시 제자리에 놓아
정말 너무 아프다 가라앉질 않는다
막아볼 틈도 주지 않고
눈물이 흐른다
거울도 못 본다
너무 닮았다던 그 말들이
머리를 맴돈다
얼굴을 묻은 두 손에 마음도 가린다
너를 담아줬던 그 거리로 나가
똑같은 자리에 사진을 찍다가
분명 넌 없는데 화면 속엔
여전히 수줍게 웃는 네가 보여
눈을 감으면 되려 선명해져 어떡해
누구나 그런다 한 번쯤 겪는다
어떤 위로도 내 귓가에
머물지 못한다
정말 멍청하다 아직도
너의 말들을 이해 할 수가 없다
차라리 집착이라면 편할 것 같다
그려오고 다짐했던 그 많은 약속들도
믿음도 없는 언젠가에 의지해
맡긴채 무뎌진다면
기대 아닌 기대들에서
무너진 뒤엔
나도 낯선 난 살 수 없어서
이젠 이 손 놓을게 더 노력해볼게
뒤돌아 한걸음이라도 떼어보려 할게
정말 고마웠다 이만큼 다시
누굴 사랑할 순 없을 거야
아무도 열 수가 없도록 나를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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