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일 놈

☆ 죽일 놈


정욱이 여짜오되 군량(軍糧) 실은 배량이면 선체가 온중(穩重)헐디 둥덩실 높이

떠 요요(搖搖)허고 범류(泛流)허니 만일 간계 있을진대 어찌 회피 허오리까”

조조 듣고 의심내어

“그래 그래 그렇겄다잉 네 말이 당연허니 문빙 불러 방색하라”

문빙이 우뚝나서

“저기오는배 어디뱁나 우리 승상님 영전(令前)에는 진 안을 들어서지 말랍신다”

이 말이 지듯마듯 살 한 개가 피르르르 문빙 맞어 떨어지니 황개 화선(火船) 이

십척 거화포(擧火砲) 승기전(乘機箭)과 때때때 나팔소리 두리둥둥 뇌고(雷鼓) 치며

좌우각선 부대가 동남풍에 배를 모아 불을 들고 달려들어 조조 백만군병에다가

한 번을 불이 버썩 천지가 떠그르르르 강산이 무너지고 두 번을 불이 버썩 우주

가 바뀌난 듯 세 번을 불로 치니 화염이 충천 풍성(風聲)이 우르르 물결은 출렁

전선(戰船) 뒷등 돛대 외지끈 용총 활대 노사옥대 우비(雨備) 삼판다리 족판행장

(足板行裝) 망어(網禦) 각포대(各布袋)가 물에가 풍 기치(旗幟) 펄펄 장막 쪽쪽 화

전(火箭) 궁전(弓箭) 당파 창과 깨어진 퉁노구 거말장 바람쇠 나팔 큰 북 쟁(錚)

꽹과리 웽그렁 쳉그렁 와그르르 철철 산산히 깨어져서 풍파강상(風波江上)에 화광

이 훨훨 수만전선(數萬戰船)이 간디 없고 적벽강이 뒤끓을 제 불빛이 난리가 아니

냐 가련할 손 백만 군병은 날도 뛰도 오도가도 오무락 꼼짝딸싹 못허고 숨맥히고

기맥히고 살도 맞고 창에도 찔려 앉어 죽고 서서 죽고 웃다울다 죽고 밟혀 죽고

맞어 죽고 애타 죽고 성내 죽고 덜렁거리다 죽고 복장 덜컥 살에 맞어 물에거 풍

빠져 죽고 바사져 죽고 찢어져 죽고 가이없이 죽고 어이없이 죽고 무섭게 눈빠져

서(혀)빠져 등터져 오사급사(誤死急死) 악사(惡死) 몰사(沒死)허여 다리도 작신 부

러져 죽고 죽어보느라고 죽고 무단히 죽고 함부로 덤부로 죽고 땍때그르르 궁굴

다 아뿔사 낙상하야 가슴 쾅코아 뚜다리며 죽고 이 놈 제기 욕허며 죽고 꿈꾸다

가 죽고 떡 큰 놈 입에다 물고 죽고 한 놈은 주머니를 뿌시럭 뿌시럭 거리더니

“워따 이 제기를 칠 놈들아 나는 이런 다급한 판에 먹고 죽을라고 비상(砒霜)사

넣드니라”

와삭와삭 깨물어 먹고 물에가 풍, 또 한놈은 돛대 끝으로 뿍뿍뿍뿍뿍 올라가드니

“아이고 하느님 나는 삼대 독자 외아들이요 제발 덕분 살려주오 ”

빌다 물에가 풍, 또 한 놈은 뱃전으로 우루루 퉁퉁퉁퉁퉁 나가드니 고향을 바라

보며 망배(望拜) 망곡(望哭)으로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나는 하릴없이 죽습니다. 언제 다시 뵈오리까”

물에가 풍 버끔이 부그르르르 또 한 놈은 그 통에 지가 한가(閑暇)한 칠 허고 시

조 반장 빼다 죽고 즉사몰사 대해수중 깊은 물에 사람을 모도 국수 풀 듯 더럭더

럭 풀며 적극(赤戟) 조총 괴암통 남날개 도래송곳 독바늘 적벽 풍파에 떠나갈 제

일등명장이 쓸디가 없고 날랜 장수가 무용이로구나 화전 궁전 가는 소리 여기서

도 피르르르 저기서도 피르르르 허저 장요 서황등은 조조를 보위하야 천방지축(天

方地軸) 달아날 제 황개 화연(火煙) 무릎쓰고 쫓아보며 외는 말이

“붉은 홍포(紅袍) 입은 것이 조조니라 도망말고 쉬 죽어라”

선봉대장에 황개라 호통허니 조조가 황겁하야 입은 홍포를 벗어버리고 군사 전

립(戰笠) 앗아 쓰고 다른 군사를 가리키며

“참 조조 저기 간다!”

제 이름을 제 부르며

“이 놈 조조야 날다려 조조란 놈 지가 진정 조조니라”

황개가 쫓아오며 저기 수염 긴 것이 조조니라”

조조 정신 기겁하야 긴 수염을 걷어잡아 와드득 와드득 쥐여뜯고 꽤탈양탈 도망

헐 제 장요 활을 급히 쏘니 황개 맞어 물에가 풍 꺼꾸러져 낙수허니 공의(公義)야

날 살려라 한당(韓當)이 급히 건져 살을 빼어 본진으로 보낼 적에 좌우편 호통소

리 조조 장요 넋이 없어 오림(烏林) 께로 도망을 헐 제 조조 잔말이 비상허여

“문 들어온다 바람닫아라 요강 마렵다 오줌 들여라 뒨중 낫다 똥칠세라 배 아프

다 농(弄)치지마라 까딱허면은 똥 써겄다 여봐라 정욱아 위급허다 위급허다 날 살

려라 날 살려라 ”

조조가 겁짐에 말을 거꾸로 잡어타고

“아이고 여봐라 정욱아 어찌 이 놈의 말이 오늘은 퇴불여전(退不如前)허여 적벽

강으로만 그저 뿌두둥뿌두둥 들어가니 이것이 웬일이냐 주유 노숙이 축지법을 못

허는줄 알었드니 아마도 축천(縮天) 축지법을 허나부다 ”

정욱이 여짜오되

“승상이 말을 거꾸로 탔소”

“언제 옳게 타겄느냐 말목아지만 쑥 빼다가 얼른 돌려 뒤에다 꽂아라 나 죽겄다

어서가자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창황분주(蒼惶奔走) 도망을 갈 제 새만 푸르를 날아나도 복병인가 의심허고 낙엽

만 버썩 떨어져도 추병(追兵)인가 의심을 허며 엎떠지고 자빠지며 오림산(烏林山)

험한 곳을 반생반사 도망을 간다

조조가 가다가 목을 움쑥움쑥 움치니 정욱이 여짜오되

“아 여보시오 승상님 무게 많은 중에 말 허리 느오리다 어찌하야 목은 그리 움치

시나니까?”

“야야 말마라 말 말어 내 귓전에 화살이 위윙허고 눈우에 칼날이 번뜻번뜻 허는

구나”

정욱이 여짜오되

“이제는 아무곳도 없사오니 목을 늘여 사면을 더러 살펴보옵소서 ”

“야야 진정 조용허냐?”

조조가 막 목을 늘여 사면을 살피랴 헐 제 의외에도 말굽통 머리에서 메초리란

놈이 푸루루루 날아나니 조조 깜짝 놀래

“아이고 여봐라! 정욱아 내 목 달아났다 목 있나 좀 보아라 ”

“눈치밝소 그 조그마한 메초리를 보고 그대지 놀래실진대 큰 장꿩 보았으면 기절

초풍 할 뻔 허였소그리여잉”

“야야 그게 메초리드냐 허허 그놈 비록 조그마한 놈이지마는 털 뜯어서 가진 양

념하야 보글보글 보글보글 볶아놓면 술 안주 몇 점 쌈박허니 좋니라마는”

“그 우환 중에도 입맛은 안 변했소 그려잉”

조조가 목을 늘여 사면을 살펴보니 그 새 적벽강에서 죽은 군사들이 원조(寃鳥)

라는 새가 되어 모도 조승상을 원망을 허며 우는디 이것이 적벽강 새타령이라고

허든가보더라.

산천은 험준허고 수목은 총잡(叢雜)헌디 만학(萬壑)에 눈 쌓이고 천봉(千峰)에 바

람칠 제 화초목실(花草木實)이 없었으니 앵무원앙이 끊쳤난디 새가 어이 울랴마는

적벽화전(赤壁火戰)에 죽은 군사 원조라는 새가 되어 조승상을 원망허여 지지거려

우더니라 나무나무 끝끝터리 앉어 우는 각 새소리 도탄(塗炭)에 싸인 군사 고향

이별이 몇 해런고 귀촉도(歸蜀道) 귀촉도 불여귀(不如歸)라 슬피우는 저 초혼조(招

魂鳥) 여산군량(如山軍糧)이 소진(消盡)헌디 촌비노략(村匪擄掠)이 한 때로구나 소

텡소텡 저 흉년새 백만군사를 자랑터니 금일 패군이 어인 일고 입삣죽 입삣죽 저

삣죽새 자칭 영웅 간 곳 없고 백계도생(百計圖生)의 꾀로만 판단 꾀꼬리 수리루리

루 저 꾀꼬리 초평대로(草坪大路)를 마다허고 심산 총림(叢林)에 고리갹 까옥 저

가마귀 가련타 주린 장졸 냉병(冷病)인들 아니 드리 병이 좋다고 쑥국 쑥쑥국 장

요(張遼)는 활을 들고 살이 없다 설어마라 살 간다 수루루루 저 호반(湖畔)새 반

공에 둥둥 높이 떠 동남풍을 내가 막어 주랴느냐 너울너울 저 바람맥이 철망의

벗어났구나 화병(火兵)아 우지 말어라 노고지리 노고지리 저 종달새 황개 호통 겁

을 내어 벗은 홍포를 내 입었네 따옥따옥이 저 따옥이 화용도(華容道)가 불원(不

遠)이로댜ㅏ 적벽풍파가 밀어온다 어서 가자 저 게오리 웃난 끝에는 겁낸 장졸 갈

수록이 얄망궂다 복병을 보고서 도망을 허리 이리 가며 팽당그르르르 저리 가며

행똥행똥 사설 많은 저 할미새 순금 갑옷을 어데다가 두고 살도 맞고 창에도 찔

려 기한(飢寒)에 골몰(汨沒)이 되어 내 단장(丹粧)을 부러마라 상처의 똑기를 좃아

주마 뽀족헌 저 징구리로 속 텡빈 고목안고 오르며 때그르르르 내리며 꾸벅 때그

르르 뚜드럭 꾸벅 찍꺽 때그르르르르 저 때쩌구리는 처량(凄凉)허구나 각 새소리

조조가 듣더니 탄식헌다

“우지마라 우지마라 각 새들아 너무나 우지를 말어라 너희가 모도 다 내 제장(諸

將) 죽은 원귀(寃鬼)가 나를 원망허여서 우는구나”

한참 이리 설리 울다가 히히히 해해해 대소허니 정욱이 여짜오되

“아 여보시오 승상님 근근도생(僅僅圖生) 창황중에 슬픈 신세를 생각잖고 어찌하

야 또 그리 웃나니까?”

“야야 말마라 말 말어 내 웃는게 다름이 아니니라. 주유는 실기(實技)는 좀 있으

되 꾀가 없고 공명은 꾀는 좀 있으되 실기 없음을 생각하야 웃었느니라”

이 말이 지듯마듯

오림산곡 양편에서 고성화광(高聲火光)이 충천(衝天) 한 장수 나온다 한 장수 나

온다 얼굴은 형산(荊山) 백옥같고 눈은 소상강 물결이라 인(麟)의 허리 곰의 팔

녹포엄신갑(鹿布掩身甲)에 팔척장창(八尺長槍)을 비껴들어 당당위풍 일포성(一砲

聲) 큰 소리로 호령허되

“네 이놈! 조조야 상산명장(常山名將) 조자룡(趙子龍) 아는다 모르는다, 조조는

닫지말고 내 장창 받아라!”

우레같은 소리를 벽력같이 지르며 말놓아 달려들어 동에 얼른 서를 쳐 남에 얼

른 북을 쳐 생문으로 드리몰아 사문에 와 번뜻 장졸의 머리가 추풍낙엽이라 예

와서 번뜻허면 저가 땡그렁 베고 저 와서 번뜻허면 예와서 땡그렁 베고 좌우로

충돌 허리파 허리파 허리파 백송두리 꿩차듯 두꺼비 파리잡듯 은장도 칼 빼듯 여

름날 번개치듯 횡행행행(橫行行行) 쳐들어갈제 피흘려 강수되고 주검이 여산이라

서황(徐晃) 장합 쌍접(雙接) 겨우겨우 방어허고 호로곡(葫蘆谷)으로 도망을 간다.

이렇듯 도망을 허여 호로곡으로 들어가며 신세자탄(身世自嘆) 울음을 우는디,

바람은 우루루루 지동(地動)치듯 불고 궂은 비는 퍼붓는디 갑옷 젖고 기계(器械)

잃고 어디메로 가야만 살끄나 조조 군중(軍衆)에 영을 놓아 촌락노략(村落擄掠)

양식을 얻고 말도 잡아 약간 구급(救急)을 허며 젖은 옷은 쇄풍( 風)에 달고 겨

우 기어 살어갈제 한 곳을 바래보니 한수(漢水) 여울 흐른 물은 이릉교(夷陵橋)로

닿었난디 적적산곡(寂寂山谷) 청계상(淸溪上)의 쌍쌍 백구(白鷗)만 흘리 떨구나 두

쭉지를 쩍 벌리고 펄펄 수루루루 둥덩 우후청강(雨後淸江) 좋은 흥미 묻노라 저

백구야 너는 어이 한가허여 홍요월색(紅蓼月色) 어인일고 어적수성(漁笛數聲)이

적막헌디 뉘 기약(期約)에를 나왔다가 백만 군사 몰사를 시키고 풍파에 곤한 신세

반생반사 되었으니 무슨 면목으로 고향을 갈끄나 애돕고 분헌뜻을 어이허면은 갚

드란 말이냐

이렇듯이 설리울다 히히 gogo 대소허니 정욱이 기가 맥혀

“얘들아 승상님이 도 웃으셨다. 승상님이 웃으시면 복병이 꼭꼭 나타나느니라”

조조 듣고 얕은 속에 화를 내여

“야 이놈들아! 내가 웃으면 복병이 꼭꼭 나타난단 말이야? 아 이전에 우리집에서

는 아무리 웃어도 복병은커녕 뱃병도 안나고 술병(甁)만 꼭꼭 들어오더라 이 놈들

아!”

이 말이 지듯말 듯 좌우산곡에서 복병이 일어나니 정욱이 기가막혀

“여보시오 승상님 죽어도 원이나 없게 즐기시는 웃음이나 싫컨 더 웃어보시오”

조조 웃음 쑥 들어가고 미쳐 정신 못 차릴 적에

장비의 거동 봐라 표독(慓毒)한 저 장수 먹장낯 고리눈에 다박수염 거사리고 흑

총마(黑 馬)칩터타(?) 사모장창(蛇矛長槍)들고 불끝같이 급한 성정(性情) 맹호같

이 달려들어

워따! 이 놈 조조야 날따 길따 길따 날따 파랑개비라 비상천(飛上天)허며 뒤저기

라 땅을 팔따 닫지 말고 창 받어라 !”

우레같은 소리를 벽력같이 뒤지르며 군중을 횡행(橫行)하야 조조 약간 남은 군령

장(軍令狀) 일시에 다 뺏는다 청도순시(靑道巡視) 사명영기(使命令旗) 언월환도(偃

月還刀) 쟁(錚) 북 나팔 금고 세악수(細樂手) 화전(火箭) 숙정패(肅靜牌) 장창대검

쇠도리깨 투구 갑옷 화살 동개 고도리 세신(細身) 바늘 도리송곳 바람쇠 장막 통

노구 부쇠 화심을 일시에 모도 앗고 차시에 대장이 풍백(風伯)을 호령허니 웅성낙

조(雄聲落鳥) 불견하야 나는 새도 떨어지고 땅이 툭툭 꺼지난 듯 조조가 황겁(惶

怯)하야 아래택만 까불까불

“여봐라 정욱아 전일에 관공(關公)말이 내 아우 장익덕은 만군중 장수 머리를 풀

같이 비어온다 주야장천 포장( 奬)터니 그 말이 적실(的實)허니 이러한 영웅중에

내가 어이 살어나리 날 살려라 날 살려라”

허저(許 ) 장요(張遼) 서황(徐晃) 등은 안장(鞍裝)없는 말을 타고 한사협공(限死

挾攻) 방어헐 제 조조는 갑옷 벗고 군사한테 뒤섞이여 이리비틀 저리 비틀 천방지

축의 도망을 갈 제

한 곳을 당도허니 전면에 두 길이 있는지라 조조 제장다려 물어 왈

“어느 지경으로 닿았으며 저 길은 어느 지경으로 행허느냐?”

제장이 대답허되

“두 길 모두 남군(南郡)으로 통하옵니다만 대로로는 초평(草坪)허오나 이십리가

더 머옵고 소로로는 가까우나 화용도 길이 험악허오니 초평대로로 가사이다”

조조 위급함만 생각허고 소로로 가자 정욱이 여짜오되

“소로 산상에 화광이 있사온즉 봉연기처(烽煙氣處)에 필유군마(必有軍馬) 유진(有

陣) 허리니 초평대로로 가사이다”

조조 듣고 화를 내어

“네 이놈! 니가 병법도 모르고 그래갖고 장수라 어이 다니는고! 병서에 허였으되

실즉허(實卽虛)하고 허즉실(虛卽實)이라 허였느니라. 꾀많은 공명이가 대로에 복병

허고 소로에 헛불 놓아 나를 못가게 유인을 허제마는 내가 제까짓 놈 꾀에 빠질

성 싶으냐 잔말 말고 소로로 가자”

장졸을 억제(抑制)허고 화용도로 들어갈 제

이 때 인마 기진허여 대인 노약(老弱) 막대 짚고 상한 장졸 갱령(更營)허여 눈비

섞어 오는 날에 산고수첩(山高水疊) 험한 길로 휘여진 잡목이며 엉크러진 칡잎을

허첨허첨 검처잡고 후유 끌끌 서를 차며 촉도지난(蜀道之難)이 험타헌들 이어서

더 헐소냐 허저 장요 서황등은 뒤를 살펴 방어허고 정욱이가 울음을 운다

“아이고 아이고 내 신세야 평생의 소학지심(所學之心) 운주결승(運籌決勝) 허쟀더

니 제부종시불여의(諸復終始不如意)로구나 초행(草行) 노숙(露宿) 어인일고 승상이

망상(妄想)허여 주색보면 한사(限死)허고 임전(臨戰)허면 꾀병터니 삼부육사(三傅

六師) 간 곳 없고 백만군사가 몰사허니 모사(謀事)가 허사(虛事)되고 장수(將帥)또

한 공수(空手)로다 ”

이렇다시 울음을 우니 전별장(全別將)도 울고간다

“박망(博望)의 소둔(燒鈍) 게우 살어 적벽화전 또 웬일고 우설에 상한 길을 고치

라고만 호령허니 지친 군사가 원 없을까 전복병(全伏兵)에 살아오나 후복병(後伏

兵) 다시 나면 그 일을 뉘랴서 당허드란 말이냐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울음을 우니

조조 듣고 화를 내어

“네 이 놈들! 사생(死生)이 유명(有命)커든 너희 왜 우는고! 또 다시 우는 놈이

있으면 군법으로 참허리라 ”

초원산곡 아득헌디 두세번 머물러 낙오패졸(落伍敗卒) 영솔(領率)하야 한 곳을

당도허니 적적산중 송림간에 소리없이 키 큰 장수 노목(怒目)을 질시(嫉視)허고

채 수염 점잔헌디 엄연이 서 있거날 조조 보고 대경(大驚) 질겁하야

“여봐라 정욱아 나를 보고 우뚝섰는 저 장수가 누군가 좀 살펴봐라 어디서 보든

얼굴 같으다 ”

정욱이 여짜오되

“승상님 그게 장승이요 ”

조조 깜짝 놀래며

“장승이라니 거 장비네 한 일가냐?”

정욱이 기가 맥혀

“아 여보시오 승상님 화용도 이수(里數)표시헌 장승이온디 그대지 놀래시니까?”

조조 듣고 화를 내어

“이 용망한 장승놈이 영웅 나를 속였그나잉 네 그 장승놈 잡아들여 군법으로 시

행하라!”

“예이”

좌우 군사 소리치고 달려들어 장승 잡아 들일 적에 조조가 잠깐 조우더니 비몽

사몽간에 목신이 현몽(現夢)을 허는디

천지만물 삼겨날 제 각색 초목이 먼저 나 인황씨(人皇氏) 신농씨(神農氏) 구목위

소(構木爲巢)를 허였고 헌원씨(軒轅氏) 작주거(作舟車) 이제불통(以濟不通)을 허였

고 석상의 오동목(梧桐木)은 오현금 복판되어 대순슬상(大舜膝上)에 비껴누어 남

풍가(南風歌) 지어내어 시르렁 둥덩 탈 제 봉황도 춤추고 산조(山鳥)도 날아드니

그 아니 태평이며 문왕지(文王之) 감당목(甘棠木)은 비파성(琵琶聲) 띄어 있고 사

후영혼(死後靈魂) 관판목(棺板木)은 백골시체 안장(安葬)허고 신발실당(身發室堂)

허올 적에 율목(栗木)은 신주(神主)되어 사시절사(四時節祀) 기고일(忌故日)에 만

반진수(滿盤珍羞) 설위(設位)허고 분향헌작(焚香獻爵) 독축(讀祝)허니 그 소중이

어떠허며 목물팔자(木物八字)가 다 좋으되 이 내 일신 곤궁(困窮)하야 하산작량(下

山作樑)이 몇해런고 궁궐동냥(宮闕棟梁) 못될진댄 차라리 다 보리고 대광(大廣)이

나 바랬더니마는 무지헌 어떤 놈이 가지 찢어 방천(防川)말과 동동이 끊어 내어

마판구시 작도판(斫刀版) 개밥통 뒷간 가래 소욕(所欲)대로 다 헌 후에 남은 것은

목수를 시켜 어느 험귀(險鬼) 얼굴인지 방울눈 다박수염 주먹코 주토(朱土)칠 팔

자없는 사모품대(紗帽品帶) 장승이라고 이름지어 행인거래 대도상에 엄연히 세워

두니 입이 있으니 말을 허며 발이 있어 걸어갈까 유이불문(有耳不聞) 유목불견(有

木不見) 불피풍우(不避風雨) 우뚝 서서 진퇴 중에 있는 나를 승상님은 모르시고

그대지 놀래시니 그리허고 대진(對陣)허면 기군찬역(欺君簒逆) 아닌 나를 무죄행

형(無罪行刑)이 웬 일이요 분간방송(分揀放送) 허옵기를 천만 천만 바래내다

조조 깜짝 놀래 잠에서 퍼떡 깨더니마는

“얘들아 얘들아 목신행형(木神行刑)마라 목신보고 놀랜게 내 도리어 실체(失體)이

로구나 분간방송(分揀放送) 허여라”

도로 그 자리에 갖다 세웠겄다 조조가 화찜에 일호주(一壺酒) 취케 먹고앉어 오

한양진(吳漢兩陣) 장수놈들 험구(險口)를 허는디 이런 가관이 없제

“얘들아 내가 이번 싸움에 패를 좀 보기는 보았지마는 도대체 오한양진 장수놈들

근본인 즉 그놈들 다 별 보잘 것 없는 숭헌 상놈들이니라. 유현덕인가 이 손은 지

가 자칭 한종실이라 호되 양산채마전(梁山菜麻田)에서 돛자리치기 짚신삼아 생아

(生餓)허든 궁반(窮班)이요 관공 그 손은 하동 그릇장사 점한(店漢)이요 장비 그

손은 탁군( 軍) 산육장사놈이라 그 놈의 고리눈에 둘리어 유관장 삼인이 결의형

제를 맺었겄다 또한 조자룡인지 이 손은 지가 벼룩신령 아들놈인 체허고 진중을

팔팔팔팔 뛰어다니며 꼭 아까운 장수 목만 싹싹 비어가거든. 그 놈 근본 뉘 알 수

있나. 상산 돌틈에서 쑥 불거진 놈이라 뉘 놈의 자식인 줄 모르제마는 저희들끼리

차작(借作)허여 조자룡이라 허겄다. 내 나이가 실즉(實則) 존장(尊長)인디 아 이

놈이 여차허면 이 놈 조조야 이 놈 조조야 허니 내가 세욕(世欲)에 뜻이 없어지거

든 그 놈 뒈졌으면 좋겠지마는 죽지도 않고 웬수놈이었다. 또한 제갈량인지 이 손

은 지가 술법있는체허고 말은 잘 허거니와 현덕이가 용렬(庸劣)헌 자라 그 손을

데려다가 선생이니 후생이니 허지마는 남양에서 밭갈던 농토생(農土生)이 아니냐?

제까짓놈이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 너희들 그리 알고 그 손들게 미리 겁내지 마리

잉. 그 놈들 다 별 보잘 것 없는 숭헌 보리붕태니라”

정욱이 여짜오되

“왕후장상(王侯將相)이 영유종호(寧有種乎)아 예로부터 일렀삽고 병교자(兵驕者)

는 패라 허니 남의 험구 그만허고 남은 군사 점고(点考)나 허여 보사이다 ”

“점고 허잘 것 무엇있냐 정욱이 너 나 나 너 모두 합쳐서 한 오십여명쯤 되니 손

가락으로 꼽아봐도 알겄구나 . 정욱이 니가 점고허여 보아라”

정욱이가 군안(軍案)을 안고 군사점고를 허는디

“대장의 안유명(安有名)이 물고(物故)요”

조조 듣고

“앗차차차차차! 아까운 놈이 죽었구나. 안유명이가 어찌허여 죽었느냐 ?”

“오림에서 자룡 만나 죽었소”

“야 이 놈들아 너희들 급히 한나라 가서 안유명이 살인 물러 오너라”

“승상님이 혼자 가서 물러 오시오”

“야 이 놈들아! 나 혼자 가서 맞어 죽게야?”

“그러면 소졸들은 어찌 간단 말이요”

“워따 이 놈들아 그 놈이 하도 불쌍해서 허는 말이로다 . 또 불러라”

“후사파(後司把)에 천총(千摠) 허무적(許無跡)이”

허무적이가 들어온다 투구 벗어 손에 들고 갑옷 벗어 짊어지고 부러진 창 대를

거꾸로 짚고 전동전동 들어오며 원한(怨恨)하니

“제갈량 동남풍 아닐진대 백만대병이 다 죽을까 어찌타 불에 쇠진(衰盡)하야 돌

아가지 못할 패군 갈 도리(道理)는 아니허고 점고는 웬 일이요 점고 말고 어서 가

사이다”

조조 화를 내어

“이 놈! 너는 천총지도례(千摠之道禮)로 군례(軍禮)도 없이 오연불배(傲然不拜)

괘씸허다 네 저 놈 목 싹 비어 내 던져라!”

허무적이 기가 맥혀

“예 죽여주오 승상 장하에 죽거드면 혼비중천(魂飛中天) 고향 가서 부모동생 처

자 권솔 얼굴이나 보겄내다 당장에 목숨을 끊어 주오”

조조 감심(感心)허여 오냐 허무적아 우지 마라 네 부모가 내 부모요 네 권솔이

내 권솔이니 우지마라 우지를 말어라 이 얘 허무적아 우지마라”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_죽일놈(Guilty)
죽일놈- 다이나믹듀오
[KY 금영노래방]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 죽일 놈(Guilty) (KY Karaoke No.KY84559)
딘딘 & 정승환 '죽일 놈' 노래방 라이브 LIVE / 161230[이홍기의 키스 더 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