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시간들을 멈출 수는 없으니
다만 우리 지금 여기서 작은 축제를 열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짧은 인사를 남기며
숨가쁜 날 잠시 쉬어갈 환한 창가를 찾길
흩날리던 벚꽃잎 위로
그 설레이던 봄날이 끝나고
뜨겁디 뜨거웠던 여름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서
가슴 시리던 찬바람에
눈부신 가을 햇살이 저물어
다시 또 겨울이 찾아오면
또 다른 시작
덜컹대는 2호선에 지친 몸을 싣고서
서둘러 온 이른 계절의 끝에서 만나자
많은 날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았기를
힘겹던 날 활짝 웃어준 한 장의 사진처럼
홀로 걷는 외로운 이여, 이 먼 길을 떠나온 여행자여
뜨겁게 불렀던 노래는 영원토록 가슴속에 남기를
사나운 비바람의 날들
무덥고 목마른 계절이 흘러
다시 또 겨울이 찾아오면
또 다른 시작
돌아보면 다시 그곳, 다시 빈손이지만
어렴풋이 즐거웠다면 그걸로 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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