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살 화창한 날씨
청승맞게 혼자 밖에 나왔지
수많은 사람들과 뒤섞여
토요일 오후 어느 봄날
거리의 인파 속을 함께 걸어본다
추억에 잠겨 어느새 난
그 때가 영원할 줄 알았지 어리석게 난
이제와 생각해보니 무섭게
다들 쉽게 다가왔다 쉽게 떠나갔지
내 곁에 지금 남은 건 아무것도 없어
내 맘은 바늘 꽂힌 나무처럼 병들었어
내 방은 빛이 없어
빛이 없는 독방의 밤은 너무도 길어 끝이 없어
떠나가는 많은 사람들 모두가 다
어디 있을까 방금 스쳐갔을까
난 뒤를 돌아 봤지만 아무도 없어
뭐가 내 눈을 가린 건지 모르겠어
또 여기가 어딘지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 마치
내버려진 빈집 같아 한참을 보다가 다시 걷지
사랑은 밤이 찾아오는 번화가
아침이 오면 다 식었지 (어김없이)
이렇게 멋진 토요일 오후 어느 봄날
길을 걸어본다 나 혼자
몰랐어 벌써 봄꽃이 핀지
내 안엔 아직 남았지 겨울에 쌓인 먼지
툭 털지 못하고 두꺼운 외투를 못 벗지
몇 시간째 길을 헤매는 내 육신은 빈 껍질
거칠어진 얼굴 어떤 표정도 못 짓지
다시 좀비처럼 발을 내딛지
떠나가는 많은 사람들 모두가 다
어디 있을까 방금 스쳐갔을까
난 뒤를 돌아 봤지만 아무도 없어
뭐가 내 눈을 가린 건지 모르겠어
또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또 여기가 어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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