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RRY.K
난 희망해
지금 내 맘에 가득 차있는 바램들이 박자를 탈 때
바로 이 공간에 우리가 공유한 공기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길
난 희망해
내가 내뱉어 댈 말에 좋아요 누를 생각 없는 거기 자네
역시 나처럼 이 mic 앞에 당당하게 나서 말하게 되길
난 희망해
그 말하는 자유, 상상할 자유와 더 크게 외칠 자유
그게 헌법책 안에 활자로만 존재한 게 아니란 게
저 광장에서 증명되길 바래
난 희망해
내가 이런 노랠 내고 나면
`잡혀가는 거 아니냐`는 뼈있는 농담
그 속에 숨은 뼈가 다 녹아 없어지고
순 살코기 같은 농담만 주고 받길 희망해
Les, Gay, Bi, Trans, and Questionnaire
그건 죄가 아냐 그저 무슨 계절이 좋으냐가
다른 것 같은 거지
그런 걸로 선을 긋는 습관 고쳐지길
난 희망해
잠깐 말투와 사투리만 듣고 작두를 탄 듯
상대방을 훤히 다 알겠다는 태도
이마에 타투를 찍는 그 태도가
흑인 노예를 강간했던 백인들
눈을 쫙 찢고 우리들을 놀리는
외국 탑 모델과 똑 같다는 사실을
그 짓을 하는 이들이 깨닫기를
난 희망해
단지 우리동네뿐 아니라 어디든 행복하길 기도해
HOOK 같은 건 필요 없어 이 노랜
이걸 느끼는 심장만이 필요해
난 희망해
자기 자식의 앞길을 마치 붐비는 화장실
또는 무슨 테로코의 맛집 앞인 것처럼
줄 세워 놓으려는 꽉 막힌 부모님들이
제발 한 줄 서기는 질서 유질 위한 공중도덕일 뿐
초중고생들을 한 쪽으로 떠미는
원리 원칙은 아니란 걸 잊지 말길
난 희망해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어쩌고 저쩌고
스무 살 때의 성취가 평생의 삶을 결정할
이유가 전혀 없단 걸 받아 들여줘
난 희망해
취직한 선배가 몇 명인가를 놓고서 웬 학과를 통폐합
배움의 기회가 오락가락하는 대학은
뭘 가르치겠단 건지 다시 생각해
난 희망해
화장실과 강의실을 청소하고 다니시다
두 발 뻗고 잠시 쉴 곳도 없는 어머니들 괴로울 때
힘이 돼 줄 수 있는 사람이기를
난 희망해
우리 존재뿐 아니라 모든 존재가 행복하길 기도해
HOOK 같은 건 필요 없어 이 노랜
이걸 느끼는 심장만이 필요해
난 희망해
끝없이 올라가는 빌딩 숲만큼
바람에 흔들리면서 숨을 쉬는 숲이
중요한 존재임을 우리 목숨을
수업료로 지불하지 않아도 배울 수 있길 희망해
잘못 돌아가는 일들
그걸 바로잡을 책임이 다른 누가 아닌 우리들일 때
우리가 배를 버리고 도망치는 이가 아닌
책임 질 줄 아는 사람이기를
난 희망해
우리 사는 세상에 메트로놈이 있다고 한다면
BPM은 딱 뭐 심장박동 정도로 낮춰
그럼 숨쉬기가 좀 더 편할 걸
난 희망해
그 박자를 놓친 박치들이 손가락질 당하지 않고서
자기 나름의 찰진 groove를 만들어서
그들만의 party를 갖길
난 희망해
더 빠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스탭이 꼬여
자기 다릴 걸지 않게 되길
느리게 걷는 이들의 걸음이 괜히
장애물이라며 때리고 짓밟지 않게 되길
난 희망해
어떠한 경쟁도 비인간적일 만큼 치열해져선 안되고
어떠한 낙오도 비인간적일 만큼 비참해져선 안 된단 거야
고갤 끄덕여줘
SCRATCH BY DJ WE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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