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음 ☆ 0024 Bounce – 조용필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 다니는 산 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서 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 때문이라구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 줄기 맑은 물 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나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된들 또 어떠리
라 라 라 라라
라라 라 라 라 라라 라
라 라 라 라라
라라 라 라 라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