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섯 잔의 커피. 특히 가고픈 곳 없이.
그저 바쁜 듯이 걷지, 한없이.
벌써 지갑을 비웠지. 특히 사고픈 것 없이.
그저 바쁜 듯이, 한없이.
우리 잠들기는 일러요. 잠시만 더 기다려봐요.
부디, 한잔의 영원도 놓치지 말아요.
(부디, 한잔의 기억도 비우지 말아요.)
You and me. Me and my coffee.
따스한 입술이 그리워 한 잔. 술은 몸이 힘들어 두 잔.
허전한 손에 온기를 위해서 차가운 손에 세 잔.
일상 습관이 된 커피. 시간 속으로 되 걷기.
긴 밤 헤매는 기억이 아플까 한 잔 더 채웠지.
벌써 다섯 잔의 커피. 기억 속에 밤새 걷지.
검은 향기 속에 memory, 굳은 혀에만 닿고 맘엔 없지.
버릇이 된 커피를 담은 컵은 이젠 사진첩처럼
펼치는 기억의 서랍이 되어. 낙엽처럼 떠다니네.
쉽게 잘 비워. 미련도 없이 잔 치워.
사람과 사랑, 만남과 삶관 다르게 참 쉬워.
난 그래서 늘 끊지 못해. 손에 잔을 놓지 못해.
향은 이미 머리 속에, 이젠 혀 끝이 독해.
매일마다 마시는 블랙 한잔과 늘 같은 책.
생각 없이 넘기는 한 장 한 장, 눈 감은 채.
시간을 때워, 나를 버린 나. 매일마다 마시던 커피가,
어제의 달콤함이 그리워 오늘따라 쓰디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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