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보리강 알아
보리강 응 어떤 사람이 보리차를 엄청
떨어뜨려서 보리강이 됐데 거기서 목욕하면
엄청 윤기나고 오래오래 산데
같이 가자. 난 사양하겠어 인간들의 마을이라
접근하기도 힘들구 가서 돌아온 뱀들이 아무도
없다드라구
엄청 행복한가부네 맨날 보리강에서.. 나도 목욕하러 갈래
에이 위험할텐데 모험을 즐기자구 그래 조심히 다녀와
보리콘다 보리콘다 그녀만 바라보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한다고 날 욕해도 날 변치않아 그녀만을
볼꺼야 난 보리콘다
난 11m 짜리 아나콘다
녹색 바탕에 검정색 무늬가 나있단다
몸통의 근육이 매우 발달하여 사슴같은
먹이를 골라서 몸으로 꽉 졸라서 먹는다
오늘은 보리마을로 놀러가려 해
방울뱀한테 어제 전해들은 얘긴데
우연히 누군가 강에 보리차가 잔뜩 든 가방을
떨어뜨려서 보리차 강이 되어버렸데
보리차강에 목욕하면 향기로워
너무나 달콤하고도 깊은 맛이 감미로워
하지만 그곳은 인간들이 사는 동네
위험을 감수하고 갈 가치가 충분했네
꺼져 이 아나콘다야 누굴 쳐먹을라구
맨날 근처만 가도 쫓겨나는 아나콘다
저 강에 꼭 가고 싶은데 나 어떡해 그때
마침 어느 소녀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데..
안녕 아나콘다야 너 참 크고 무섭게 생겼다
아니야 난 무섭지 않아 그냥 몸집이 클 뿐이야
근데 여기는 무슨일이야? 나 잡아먹으러 온거야
아니야 난 보리차강에 가려고 왔어 `보리차강엔 왜
그냥 거기서 헤엄치고 싶어 너무 향이 좋다 그래서
맘껏 마시고 싶어
그렇구나 내가 먹여줄께 따라와
괜찮을까 나 어제 돌 맞아서 74번째 척추뼈가 휘었어
괜찮아 보리 좋아하는 콘다야 어? 보리콘다 어때
니 이름 보리콘다 좋다 보리콘다 맘에 든다
그녀를 따라갔어 계속 계속
그녀는 보리차로 내 몸을 씻겨줬어
찰랑거리는 긴 쌩머리에서 향긋한 냄새
그녀로 인해서 내 상처들은 다 치유됐어
외롭게 사랑받지 못했던 지난 인생
그녀는 사랑으로 날 안아줬지 따스하게
내 곁으로 와 내 긴 혀로 너에게 키스하게
아오 혀가 얇아서 키스도 못하잖아
그럼 안아줄께 에잇 `아오 숨 막혀..켁켁`
미안해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네 슬픈 인간과 뱀의 관계
`괜찮아 이렇게 나랑 행복하게 지내면 되지`
배고프면 나 먹어 입 벌려봐 에잇
영차 영차..콜록.. 위험할뻔 했잖아
좀만 더 머리 들어 왔으면 머리 녹을뻔 했어 바보야
`잉.. 너 배고플까봐 그랬지.. `
아무리 그래도 이런 장난을 치냐 아이 귀여워
둘은 그저 행복했데 보리콘다는 몰랐데
보리에 들어있던 성분이 뱀의 피부에 치명적인
독이라는걸 알지 못했데..
그렇게 보리콘다는 점점 약해졌데..
바보처럼 힘이 빠져갔데
`너 왜그래 괜찮아? 어디 아픈거 아니야
잘 모르겠어 힘이 안들어가 뭐
보리콘단 힘이 빠져갔데
그녀는 매일 매일 간호하며 울었데
난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
그녀는 되려 내게 사랑을 많이 주지 못해서 미안하대
그런 말 말아 나는 태어나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었어.. 매일이 꿈같앴어
니가 왜 미안해해 다음 생에에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널 꼭 안아줄께
좋아 결심했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거를 찾아냈어
내가 살아 있을때 내 이빨을 다 뽑아줘..
죽으면.. 싱싱하지 않아서 비싼값에 못 받아
얼른 뽑아서 가족들이랑 맛있는거 먹어..
내 마지막 선물이야
사랑해 너만을 기억해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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