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몹시 뜨거운
열병을 앓는 것처럼
앞이 어지러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어
시간이 지나가
너와 함께했었던 건 모두
날 외면하듯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
크기를 알 수 없는
네게 남겨진 공간에서
난 온기를 잃은 유령처럼
부유하고 있어
일그러진 지나간 날의
잔해 너머 보이는
니 흔적에 닿으려 할 수록
더욱 멀어지는 것 같아
이젠 아무런 느낌 있지 않아
니가 있지 않아
이젠 아무도 느껴 지지 않아
사라져 가고 있어
이유를 알 수 없는 네게
버려진 공간에서
난 용기를 잃은
어린아이처럼 울고 있어
일그러져 희미한
나의 두 눈가에 고이는
그 눈물은 흐르지 못해
주위를 맴돌고만 있어
이젠 아무런 느낌 있지 않아
니가 있지 않아
이젠 아무도 느껴 지지 않아
사라져 가고
멀어지고 있어
느낄 수가 없어
난 사라지는 유령이 아냐
멀어지고 있어
느낄 수가 없어
난 사라지는 유령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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