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홉시 꿈에서 깨
내 품에서 계속 꿈을 꾸는 이 여자는
지난 밤 꿈에서 꽤 또렷한 목소리로
날 부르던 그대는 아닌 걸
예전 여자친구를 본 허탈함 같기도 해
난 딱히 더 헤매진 않기로 해
바람 바뀌고 해가 지면 부러진 연필로 널 그려
계속 겹치면 나올 듯이 거친 형태만 그린다
치명적 환상, 반쪽 감상
밤이 되면 난 다시 부족한 상상력을 동원해
내 맘을 떠본다
오늘도 공원의 벤치를 떠돈다
빈 놀이터를 반길 정도
몇번을 단념하는지 몰라
그 순간 자전거를 탄 여인이 스친다
곡선의 패턴을 닮았지
상상해, 같이 공원을 걸을 밤
[Jinbo]
몇달째 난 너를 보며 잠을 깨
깊은 밤보다 더 짙은 아침에
너로 내 가슴이, 내 감성이,
전부 가득 차, 내 세상이
아마도 난 너를…
그녀는 꼭 그려놓은 꽃 같아
이미지 뿐이지
꿈이 지나간 자리, 내 푸념은 곧 노래가 돼
모네가 되어 콜사스 그려내듯이 메달려
어쩜 올해가 되풀이되는 것처럼 시간 위로 겹쳐
넌 저 먼 별들 그 사이
어디다 감춰놓은 투명한 보석
환하게 웃고서 곧 사라질 보석
널 품에 안고서 또 아침 아홉시 꿈에서 깨
내 품에서 깬 자전거 여인
또 허탈함 뿐, 애석해도 어쩌겠어
또 아닌 걸… 늘 떠난다
왜 계속 더 아린 걸까? 묻곤 한다
외로운 적 없었지, 널 모를 땐
의외로 흔적 없이 살았어
너를 뺀 나머지 밤들이
평범한 시간들이 기억도 안 나
걷고 싶다, 그녀와 단 둘이
혹시 그녀가 내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아니면 현실 속 환상들의 장난일까
어차피 밤이면 난 널 만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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