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e Piano
일본어 가사가 없다는 이유로 일본 음악 개방 전에도 국내 팬들의 귀를 자극했던 유키 구라모토는
동양의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이라 불리는 뉴 에이지(New Age) 뮤지션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유독 환대를
받아 예술의 전당에 섰던 아티스트들 중에 유료관객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인물로 유명하다.
피아노 한 대로 사람들의 감성을 가장 낮은 곳부터 높은 곳까지 고양시키는 마력을 가진 그는 봄바람의 설레임을 타고
발표한 이번 신보 <Pure Piano>로 우리에게 다시 한번 순수의 음악 결정체를 들려주고 있다.
<Pure Piano>는 유키 구라모토가 처음 피아노를 만났을 때를 회고하며 만든 앨범이다.
그는 가장 맑은 심성을 지닌 시절이었기에 제일 기억에 남는 처음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서 실로 투명한 연주를 들려준다.
음반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익숙한 쇼팽(F. Chopin)의 ‘야상곡 #C단조’를 인용한 첫 곡
‘Invitation to sweet dream’을 비롯하여 일본 NHK 드라마 <라스트 러브>에 쓰인 ‘Shape of love’,
우리나라 여배우 윤손하가 출연했던 드라마 <원 모어 키스>에 사용된 ‘When you feel love’, NHK 금요 사극
<깜박깜박 조는 하급 기록원 몬조>에 들어간 ‘Love goes gracefully’등, 기존의 삽입곡들을 주로 수록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영화 음악가 니노 로타(Nino Rota)의 <로미오와 줄리엣> 주제곡에 영향을 받은
‘Encounter like Juliet’s’, 유키 구라모토의 데뷔 앨범이었던 <Lake Misty Blue>(우리나라에서는 1999년에 발매)에
있는 역작 ‘Lake Louise’의 후속곡이라고 할 수 있는 ‘Emerald Lake’, 원래 크리스마스곡을 편집한 <Winter Holidays>라는
앨범을 제작했을 때 만든 곡으로 처음 산타의 선물을 받은 아이의 몽환적인 환상을 표현한 듯한 ‘Fantasic night’까지,
인간의 오감을 선율위에 싣고 추억 속 과거로 되돌아가게 마력을 살포시 방사하며 음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공자(孔子)의 말을 빌리자면 유키 구라모토는 이 앨범을 통해 사무사(思無邪)를 노래하고 있다.
처음 피아노를 만났을 때 그저 신비한 매력을 느꼈다는 그의 말처럼 피아노를 수단으로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닌 그저 느낌이 가는대로 건반을 누른 ‘사악함이 완전 거세된 음악’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현실에
찌들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좋은 정화제가 되어 불순물 없는 두근거림을 되찾아 줄 수 있을 만한 앨범이다.
– 수록곡 –
1. Invitation to sweet dream
2. Shape of love
3. When you feel love
4. Gentle longing
5. Encounter like Juliet’s
6. That is love
7. In a gentle time
8. Love goes gracefully
9. Sonnet of the setting sun
10. Sentimental moment
11. Emerald lake
12. Nostalgic road
13. Fantastic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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