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준] 세상이 어두워지고
조용히 비가 내리면
여전히 그대로
[기광]오늘도 어김없이 난
벗어나질 못하네
너의 생각 안에서
[요섭] 이제 끝이라는 걸 알지만
미련이란 걸 알지만
이제 아닐 걸 알지만
[현승] 그까짓 자존심에 널 잡지 못했던 내가
조금 아쉬울 뿐이니까
[요섭] 비가 오는 날엔 나를 찾아와
밤을 새워 괴롭히다
비가 그쳐가면 너도 따라서
서서히 조금씩 그쳐가겠지
[준형] 취했나 봐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애
비가 떨어지니까 나도 떨어질 것 같애
뭐 네가 보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냐
다만 우리가 가진 시간이 좀 날카로울 뿐
네가 참 좋아했었던 이런 날이면
아직 너무 생생한 기억을 꺼내놓고
추억이란 덫에 일부러 발을 들여놔
벗어나려고 발버둥조차 치지 않아
[동운] 이제 너를 다 지워냈지만
모두 다 비워냈지만
또다시 비가 내리면
[기광] 힘들게 숨겨놨던 너의 모든 기억들이
다시 돌아와 널 찾나 봐
[요섭] 비가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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