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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안식◇베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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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영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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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useppe Verdi(1813-1901)
Messa de Requ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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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곡이 이렇게까지 환호를 받은 적은 일찌기 없었으며,
또한 이처럼 불가지론(不可知論)적이고, 드라마틱 하며,
유명한 진혼곡도 없었다. 모짜르트 이래로 가장 아름다운
종교음악으로 평가받았다.
베르디의 Messa da Requiem 은 종교음악인가?
그 내용을 예배 의식의 기도문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그 대답은
확실하게 ‘Yes’이다. ‘종교음악’ 이라는 용어는, 다른 한 편으로
선과 악을 다소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후자의
의미에서, 바하의 너무나 감동적인 St. Matthew Passion
(마태 수난곡)과 모짜르트의 밝은 미사곡들, 그리고 미완성
이면서도, 그의 손으로 이루어진 부분들에서는 깊은 인상을
주는 Requiem, 또한 베토벤의 고결한 Missa Solemnis
(장엄미사), 베르디의 드라마틱한 Requiem 그리고 포레의
감미롭게 고요한 진혼곡 등은 선과 악을 구체적으로 구분하지
않으므로 종교음악이 아니며, Stainer의 The Crucifixion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 은 이를테면 종교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후자의 의미만 가지고 종교음악의 여부를 구분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러한 구분에는 반드시 성서적인 내용과 예배 의식의
기도문이 들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베르디에게 음악이란 좋은 것 아니면 나쁜 것이었다. 다시 말해,
그는 종교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 혹은 예술적인 것과 대중적인 것등으로
분류하여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단지 그의 오페라 작품에서 그가
작자에 의해 표현된 그대로 상황과 말의 의미들을 표현하기를 원했던
것처럼, Messa da Requiem에서 그의 의도는 감동적이면서도 성서에
내포된 의미들을 그대로 표현해 내는 것이었다. 오로지 중요한 차이는
이 때에는 그가 대사를 수정하기 위해 작사가를 괴롭힐 수가 없었다는
것뿐이다.
진혼 미사곡은 초기 기독교의 기도문을 – 브람스는 루터 교파의 성서의
내용을 토대로 Deutsches Requiem (독일 레퀴엠) 을 작곡하기도 했지만 –
그 내용으로 한다. 몇몇 작곡가들의 진혼곡은 악장마다 종교 의식의 한
부분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쓰여진다. 언급할 필요도 없이, 베르디의
작품은 그렇지 않다. 그는 그 곡을 연주회 공연을 위한 작품으로 생각했다.
중세시대의 라틴 성서의 초기 형태는 베르디의 인간적인 상상력을 통해
스며들었고, 표면상으로 죽은 자를 기리는 음악으로 변형되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현실과 더욱 깊은 관련이 있다.
그 7개의 악장은 Requiem and Kyrie 와 Dies Irae, Offertorio, Sanctus,
Agnus Dei 그리고 Libera me 로 이루어져 있다.
1. Requiem and Kyrie ( Introit )
절제되고 경건한 입당송(Introit)는 무반주 합창을 위한 중간 파트와 대칭적
형식으로 되어 있다. Requiem은 첼로의 약음을 사용한 느린 연주와 함께
하강하는 프레이즈로 매우 조용하게 시작되는데, 이 때의 하강하는 프레이즈는
합창이 단조로운 노래로 시작할 때, 남은 현악기들에 의해 상승된다.
16마디가 지난 후, A단조에서 A장조로의 변화에서, 간단하지만 대단히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프레이즈가 “영원한 빛”의 전조로 안내하며, 노래는
“Te decet hymnus” 라는 가사에서, 유사한 형태로 각각 진행되는 선율을
가지면서, 어느 정도 의고적인 표현 – 음악의 형식이 오래된, 즉 중세 시대의
성가와 비슷하다 – 에 가까워 짐으로 그 범위가 커지게 된다. 고요한 초반부가
반복되면서, “Kyrie eleison”에서 솔로들이 하나씩, 반음계적으로 하강하는
반주에 맞추어 풍부하게 확장된 서정적 주제로 들어간다. 처음의 독창자가
부르는 프레이즈의 음의 길이보다 짧은 음으로 다시 합창단에 의해서 불려
지게 된다. (아래 그림 1 참조) 이들은 합창에 의해 4중창으로 만나서
화합하게 된다. 그 조화는 너무나 아름답고도 열정적이다. 절정이 지난 후,
반음계의 반주가 마지막 “Christe eleison” 의 노래를 pp로 이끈다.
2. Dies Irae
이것은 가장 긴 악장이며, 이 악장의 오프닝 테마를 참고함은 물론이고,
조 관계(key relationships)에 의해 함께 연결된 여러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커다란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조성과 템포, 감정적인 내용의 변화를 가지는 13개의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곡들은 차례로 공포와 경외, 간구, 그리고 부드러움 등을 표현하고
있다. 오케스트라는 넷으로 흩어진 G단조 코드로 미켈란젤로의 그림 진노의
날처럼 소란스럽게 시작한다. 여기에는 떠들석한 반주의 고통스러운 외침들이
표현되어 있다. 뒤이어 합창이 혼란과 끔찍한 절규로 이끌며 거칠게 소용돌이
치는 주제가 시작된다. 금관과 목관, 그리고 베이스드럼의 파괴적인 오프비트의
울림은 최후의 심판 때의 장엄한 정경을 만들어내기 위해 급격하게 움직이는
현악기의 진행에 합류하게 된다.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공포스러운 침묵
속으로 빠져들 때, 오케스트라 안에서 네 대의 트럼펫과 베르디가 거리를
두고 보이지 않기를 원했던 또 다른 네 대의 트럼펫이 폐허가 된 세상을
연상시키며 번갈아 울린다.
이 아이디어는 아마도 베를리오즈의 Messe des Morts 로부터 얻었을
것이지만, 베르디는 보다 사실적인 예술적 효과로 표현해 냈다. 트럼펫의
울림으로 오케스트라와 “Tuba mirum” 을 부르는 베이스 합창이 함께 모여
절정에 이르게 된다. 갑자기 모든 소리가 끊어지고 나면, 현악기의 진행하는
반주를 반복하며, 각 마디에서 한 비트씩 베이스드럼이 울리면서 베이스
솔로가 pp 로 “Mors stupebit”을 시작한다.
메조의 “Liber scriptus”는 열정적이면서도 풍부한 표정으로 연주하는
솔로이다. 더불어서 “Dies irae”를 매우 고요하게 속삭이는 합창에 의해
솔로의 연주가 그 때마다 멎게 된다. 메조 솔로가 끝나가면, 오케스트라
역시 “Dies Irae” 를 언급하면서 무서운 분위기로 시작한다. 사납게
폭발하는 악장의 오프닝으로 다시 돌아오고, 여기서는 오프닝 테마의
중간 내용만을 다루게 된다. 그리고 나면, 메조가 소프라노, 테너 그리고
구슬픈 바순 솔로와 함께 “Quid sum miser tunc dicturus” 를 시작할
때, 오프닝 테마는 사라진다. 이 아름다운 삼중창은 베이스 합창에 의해
장엄하게 시작되는 “Rex tremendae majestatis” 로 연결되면서 솔로와
합창의 대단히 격앙된 분위기의 기도인 “Salva me, fons pietatis” 로 빠르게
들어간다. 고통받는 인류는 광대한 신의 위엄보다 베르디를 감동시켰고,
노래가 들려주는 변론은 마지막 mf 의 부분보다 더 큰 감동을 준다.
부드럽게 연주되는 소프라노와 메조의 이중창 “Recordare, Jesu pie”는
서정적인 테너 솔로의 “Ingemisco tanquam reus”로 이끈다. 오보에 솔로가
나뉘어진 바이올린에 대비되는 테너 솔로와 함께, 평화스럽게 아름다운
프레이즈를 교대로 연주할 때, “Inter oves”가 시작된다. “Inter oves”의
시작은 심판으로부터 건져져서, 하나님의 오른편에 거할 수 있기를 열망하는
테너의 B♭까지 올라가는 자신감에 넘친 외침으로 절정에 다다른다.
베르디가 베이스 음색을 위해 제공한 가장 뛰어난 곡조의 하나인
베이스 솔로의 “Confutatis maledictis” 는 “Dies Irae”가 완전히 응축된
모든 공포로 되돌리기 전에 마지막 종지까지 힘들게 도달해야만 한다.
“Lacrymosa dies illa”로 악장은 끝나게 되는데, “Recordare”의 느낌과
유사한 곡조의 곡이다. 먼저 메조 솔로에 의해 불려지고 난 후, 베르디의
상승하는 반음의 눈물어린 반주와 함꼐 다른 솔로들과 합창에 의해 연주된다. 애조를 띤 분위기는 귓가에 축복처럼 들리는 G장조의 “Amen”으로부터 밝아진다.
3. Offertorio
네명의 솔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이 악장은 따뜻하게 시작된다. 이 부분은
5파트의 모방적인 구조로 되어 있으며, 세 개의 대조적인 템포와 ABCBA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오퍼토리의 가사에 생기를 불어 넣는 곡조는 흘러내리는
듯한 멜로디와 가라앉은 관현악 반주 속에 훌륭하게 나타나 있다. 먼저 서정적인
주제로 첼로가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면, 솔로들에 의해 전개된다.
“Quam olim Abrahae” 에서 분위기는 생기를 띠게 되지만, 곧 다른 솔로의
보조를 받으며 고요하고 아름다운 테너 솔로의 “Hostias”가 시작된다.
이 우아한 선율은 사실상, 세 번째 장조의 음역에 포함되어 있다.
“Quam olim Abrahae”의 재연은 이 악장을 열었던 첼로테마를 솔로의
제창이 다시 언급하는 부분으로 연결된다. 짧은 관현악 코다안에서 이
테마는 네 번 들려지는데, 현악기에 의한 두 번의 연주는 각각 다르게
화음을 이룬다. 같은 형식으로, 트레몰로를 연주하는 현악기에 대비되어
클라리넷의 솔로 연주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첼로와 더블베이스에
의해 연주된다.
4. Sanctus
이중 합창을 위한 푸가 스타일로서 곡조가 하나님께 대한 찬양으로 바뀐다.
다시 음악은 완벽한 조화로 자리잡게 되고, 환희의 분위기가 호산나에 드러
나게 된다. (그림 2 참조) 트럼펫 취주가 이 짧은 이중 푸가를 소개하고,
이중 푸가의 합창은 밝고 생기가 있다. 뒤이어 나오는 베네딕투스에서는
주제에 대한 두 번째 수식이 나오는데, 관계 단조로 되어 있고 처리는
푸가적이기보다는 모방적이며, 베네딕투스의 끝부분에서 호산나의 가사를
반복함으로 첫번째 호산나와 달리하는, 전통적인 수법에서 탈피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 곡은 독창자와 합창을 위한 교성적
선율과 화성적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이전 악장들과 마찬가지로
오케스트레이션은 대단히 화려하다.
5. Agnus Dei
이 악장은 성부를 제시하는 세 가지 방법에 있어서 독특한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C장조의 평화스러운 안단테의 곡조가 무반주로 각각
다른 옥타브로 소프라노와 메조에 의해 불려지고 이후 합창으로 반복된다.
이어서, 솔로는 C단조의 곡조로 반복하고, 곡의 마지막 6마디를 장조로
합창이 화답한다. 화성적인 합창 후렴구에서 단지 마지막 절반만이
반복되고 반주는 약간 무거워진다. 곡의 3번째 주제는 솔로들과 뒤이은
합창이 세명의 플룻주자들의 대위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더해진다. 이
3번째 프레이즈는 독창자를 위한 C장조의 곡으로 합창에 첨가되고
반주는 복잡하게 발전한다. 몇 개의 종지적 마디에 이어 경건하고
부드럽게 끝나게 된다.
6. Lux aeterna
메조, 테너, 베이스 세 성부의 솔로들만이 이 장에서 연주한다. 베르디는
“Libera me”를 준비하기 위해 소프라노의 휴식을 허락한다. 부분적으로는
대위법적 구조의 무반주로 되어 있으며, 어떤 부분은 말을 하는 것과 같은
양식(Quasi-parlando)으로 되어 있고, 약동하는 반주 위의 서정적인 멜로
디를 바탕으로 한 부분이 있는 이 악장은 마술적인 양식으로 복종과 믿음을
표현하고 있다. 레시타티브에 가까운 메조가 밝은 음색으로 시작하면 낮은
목관 악기가 깔리는 어두운 조(調)의 베이스 솔로가 “Requiem aeternam”
으로 화답한다. “lux”와 “requiem”의 다툼은 찬란하게 새겨진 서정적
주제가 드러난 후, 악장의 끝까지 계속되면서 해결된다.
7.Libera me
이 악장은 베르디가 다른 이들과 함께 작업하였으나 실패로 끝난
‘롯시니를 위한 미사곡’ 에서 썼던 “Libera me”로부터 자료를 얻은
것이지만, 광범위하게 다시 쓰여졌다. 예로, 이 “Libera me”에서
재연되고 있는 “Requiem aeternam”과 “Dies Irae”의 테마는
만조니의 죽음 이전에 쓰여졌으며, 만조니를 위한 진혼곡의 초기
악장을 작곡할 때, 베르디에 의해 다시 사용되었다. Dyneley Hussey에
의하면, 만조니를 위한 미사곡에 남아있는 “Rossini”와 “Libera me”의
섹션들은 도입부의 레시타티브와 마지막의 푸가이다.
이 악장은 응답형식으로 매장의식을 종결하는 사죄의 부분이며,
“Libera me, Domine” 로 시작되는 가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소프라노의 급박한 레시타티브와 공포에 질려 나지막히 속삭이는
듯한 합창으로 시작한다. 박자가 없는 한 음으로 시작하는 그 효과는
경이로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소프라노를 위한 움직이는 아리오소(arioso)가
이러한 경이로움을 더욱 깊게 해 주고 최후의 심판의 두려움을 암시해 준다.
소프라노의 흥분된 “Tremiens factus”는 갑작스러운 “Dies Irae”의
도입부의 완전한 재연으로 이어진다. “Requiem” 의 오프닝 테마의
위로하는 노래가 소프라노 솔로와 합창의 다른 움직임으로 다시
시작된다. 소프라노는 여기서 기대를 갖고 표기한 pppp 를 B♭까지
올린다. 연주에서는, 이 부분이 이 곡의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될것이며, 또한 평온한 순간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 다시금
소프라노의 더욱 급격한 “Libera me”를 반복하면서 마지막 주제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어서 솔로의 격앙된 연주를 배경으로 하는
합창의 드라마틱한 푸가가 터져 나온다. 절정이 지나고 솔로와
합창은 공포에 질린 속삭임 안에서 그들의 기도를 되풀이 하며
음악은 끝나고, 고요한 가운데 평온이 찾아든다.
만일 이 곡이 교회보다 연주회장에서 더 유용하다면, 교회에 있어서
이는 너무나 좋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특정의 비난은 응대할
가치가 없다. 만약 베르디의 레퀴엠의 내용이 연주회용으로 들리고,
즐길 수 있는 곡으로만 들린다면, 아마도 독실한 신앙인이었을 모차르트의
많은 교회음악 또한 당연히 그러할 것이다. 베르디는 그의 오페라작가로서의
예술을 레퀴엠에 도입했다. 그는 그의 오페라에서 하나 혹은 다수의 등장
인물들에 의해 숙고되는 죽음의 장면들과 음악을 여러 번 표현했다.
레퀴엠에서 그는 죽음에 대한 그 자신의 태도를 나타낼 정도로 자유로웠다.
그의 관심은 사후세계에 대한 너그럽게 감수하는 마음이나 즐거운 기대감
등에 있지 않았다. 베르디의 레퀴엠은 죽은 이들이 아닌,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미사곡이다. 인간의 상황에 대한 그의 강렬하리만치 비관적인 관점과
그에 대한 연민은 세익스피어의 그것과 위상면에서 동일하다. 또한 어디선가
말했듯이, 그의 기술적인 대범함은 가히 모짜르트에 비견될만하다.
[레퀴엠에 대하여]
레퀴엠 (Requiem)은 ‘안식’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가톨릭 장례 미사 중
첫 곡인 입당송(Introi tus)은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라고 시작하는데 그 첫 단어인
Requiem’을 따서‘레퀴엠 미사’라 고 하여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미사’(Missa pro defunctis)를 통칭했고, 그것이 레퀴엠이라는 독특한
음악 양식을 만들어 냈다.
미사의 한 형태인 레퀴엠의 구성을 알려면 일반 미사가 어떤 형태로
드려지는가를 알아야 한다. 미사때 드려지는 기도를 보면 키리에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글로리아 (아버지께 영광)·상투스
(거룩하시다) 베네딕투스 (축복)·아뉴스 데이 (신의 어린 양) 등과
같은 통상문(Ordinarium, 늘 변함이 없다는 뜻)이 있다. 그와 비교해
음악 형식으로서의 레퀴엠 미사는 전례 미사의 기도문인 고유문(Properium,
절기나 행사에 따라 변한다는 뜻)을 거의 모두 가사로 쓰고 있기
때문에 더 확장된 모습을 가지게 된다.
레퀴엠은 미사 고유문인 입당송(Introitus), 층계Graduale), 연송
(Sequentia), 봉 헌송(Offertorium), 성체 배례송(Communion)의
전례문들을 포함하게 되고, 그 대신에 일반 미사곡에 사용되는
가장 긴 부분인 글로리아(Gloria)와 크레도(Credo)는 제외되고,
진노의 날 (Dies irae)가 첨가되는데 이 부분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미사의 진행 순서에 따라 인트로이투스(입당송)·키리에·
그라두알레(층계송)·세쿠엔티아(진노의 날)·오페르토리움(봉헌송)·
상투스 – 베네딕투스·아 뉴스 데이·코뮤니온(Lux aeterna luceat eis,
영원한 빛)의 구성이 만들어지게 된다. 코뮤니온 뒤에 ‘리베라 메
’(나를 자유롭게 하소서) 나 ‘인파라디줌’(천국에서) 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작곡가의 선택에 따라 레퀴엠의 구성은 조금씩
달라진다. 르네상스 시대의 교회 음악 작곡가인 호앙
카레롤스의 ‘죽은 자를 위한 미사’(1680년경)는 이런 레퀴엠의
구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이다.
가장 오래된 다성 음악에 의한 레퀴엠은 중세 작곡가인 뒤파이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뒤 오케켐과 브루멜·피에르 드라뤼 등의 레퀴엠이 뒤따른다.
1563년에 끝난 트랜트 종교회의에서는 미사 음악에 입당송의 가사
‘레퀴엠 아에테르남…’과 연송의 ‘디에스 이레 …’(진노의 날)를 쓰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그리하여 음악의 르네상스기로 볼 수 있는
1620년까지 약 70여 개의 레퀴엠이 작곡된다. 이때 까지 작곡된
레퀴엠들은 기악 반주가 없는 아카펠라 스타일의 다성 음악이었다.
바로크 시대로 넘어가면서 교회 성악곡과 기악의 발달과 더불어
기악 반주가 첨가된 레퀴엠들이 활발히 만들어지게 되었다.
1620년∼1750년에는 약 325개의 레퀴엠이 발표된 것을 보면
얼마나 활발히 레퀴엠 곡들이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하인리히 비버와 장 기유, 그리고 앙드레 캉프라 등의 레퀴엠이
그 당시 가장 사랑받는 곡들이었다.
모차르트 시대에 들어서면 왕족이나 귀족, 또는 유명 인사의
장례식을 위한 위탁 작곡이 늘게 되었고, 따라서 당시의 명망있는
작곡가들은 여러 개의 레퀴엠을 작곡하기도 한다. 프랑수아 고섹·
루이지 케루비니, 그리고 비록 미완성이지만 역시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고전주의의 대표적인 레퀴엠들로 꼽히고 있다.
1760년에 작곡된 고섹의 레퀴엠은 낭만성을 지닌 대편성으로
후대 레퀴엠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두 개의 레퀴엠을
남기고 있는 케루비니의 1817년 작곡된 C단조의 ‘레퀴엠’은
낭만주의 시대의 대규모 작품을 예견하며, 후대의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감과 의을 불러일으킨 또다른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낭만주의 시대에는 미사 음악의 장르가 상당히 쇠한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레퀴엠 미사라는 장르에서 풍겨나오는 근원적인 낭만성은
더욱 많은 작곡가들을 매료시켰고, 그에 따라 1825 년∼1910년 사이에는
620여 개의 레퀴엠이 작곡되기에 이른다. 이중 베를리 오즈와 베르디
의 레퀴엠은 그랜드 오페라의 개념을 도입한 장대한 규모의 것이다.
그 밖에도 리스트·생상·브루크너·드보르작 등이 레퀴엠을 남겼는데,
이 작품들은 케루비니의 표본을 따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레의
‘레퀴엠’은 초기의 레퀴엠으로의 회귀와 진정한 안식의 의미를 지니는
걸작이라 할 수 있다. 루터교의 독일어 성서에서 발췌한 문장을
텍스트로 한 ‘독일 레퀴엠’이라는 장르도 생겨났는데 하인리히
쉬츠·프레토리우스·미하일 하이든·슈베르트 그리고 브람스의
걸작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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