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리 ☆

난 그닥 외롭지 않은데
주위에서 자꾸 뭐라 그래
여자 좀 만나보래 어 알겠어
지가 소개해준대
내가 알아서 할게
난 그닥 외롭지 않은데
돈도 시간도 많지 않은데
나 혼자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아 몰라 그냥 운명을 믿을래
외로워 죽겠단 애들을 보면
대개 할 일없는 잉여들이
거의 대부분인 걸
고로 바삐 사는 난 외롭지 않아
괜히 또 가만히 있는 날
괴롭히지 말어
혼자서 잘만 지내고 있어
평일엔 스케줄이 많고
작업도 해야 돼
주말엔 무한도전이랑
런닝맨 봐야 돼
게다가 놀 돈이 어딨어
알바비 모은거 다
학비 내고나면
잔고가 텅텅 비는데
그래 가끔 아주 가끔은
외로울 때가 있긴 해
그땐 뭐 안하던 운동 조금만
해주면 괜찮아져
어떤 운동인지는 묻지 마
그런 게 있어
나름대로 살만해
솔로도 장점이 꽤 많은데
꾸미고 나갈 일이 별로 없으니
옷 사는 돈도 들 일이 없고
주말엔 내 시간이 많아
잠도 많이 자고 TV도 보고
그리고 또 그리고 뭐 어
암튼 여러 개 있어
그런데 왜 내 눈에선
땀이 나는걸까 난 모르겠다
난 그닥 외롭지 않은데
주위에서 자꾸 뭐라 그래
여자 좀 만나보래 어 알겠어
지가 소개해준대
내가 알아서 할게
난 그닥 외롭지 않은데
돈도 시간도 많지 않은데
나 혼자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아 몰라 그냥 운명을 믿을래
솔직히 말해 요즘 애들
20초반에 놀음에 눈 뜨면서
대학 수업교재 풀 시간에
술과 이성교제를
탐구 하는 데만 혈안이 돼
갈구 하는 거라고는
어디가 물이 좋고 여자가 많은지
재주도 좋다 그래
나 보고 꼰대 같다는 놈들이
꼭 데이트를 할 땐
누가 누구 꼰대
이딴 언어로 도배해대는
꼴 봬기 싫은 놈년들이고
페북 타임라인은 무슨
연애중이 연달아
다섯 번이나 뜨네
그나저나 저 놈은 한 달에
세 번 갈아타네 환승도 아니고
열폭 하는 게 아냐
말 번복하지도 않아
VJ도 아니고 찍어둔 얘기를
담아두는 성격은 더 아냐
유리 안에 든 성수마냥
투명하고 쿨하진 않아도
속 좁은 건 더 더욱 아냐
A형이긴 해도
아무튼 솔로라고 무시하지 마
골로 가버릴 수가 있다
이미 다 들었어 뒤늦게 막아도
노골적인 니 표정을 봐
다시 말할게 못이 아니라
안 만나는 거라고
그 둘의 차이는
연못과 연안의 범위격차라고
Aight
난 그닥 외롭지 않은데
주위에서 자꾸 뭐라 그래
여자 좀 만나보래 어 알겠어
지가 소개해준대
내가 알아서 할게
난 그닥 외롭지 않은데
돈도 시간도 많지 않은데
나 혼자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아 몰라 그냥 운명을 믿을래
그 동안 버텨온 외로움에
남은 건 이 공허감과
생겨나는 후회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내 얼굴을 문득 보니
이대론 영원히 솔로일 것 같아
몇 년만 더 지나면
마법사가 될지도 몰라
그 땐 모든 커플들을 다
반으로 갈라 버릴 거야
난 솔로몬이니까 난 오늘도
눈물 젖은 베개를 베고 말해
난 그닥 외롭지 않
지 않은 것 같아
드라마처럼 짠 운명의 짝이
나타나길 바랐던 내가 바보지
끌어안고 있던 베개와
대화를 나누지
이젠 여자라면 그냥 예뻐 보이고
다 사랑할 것만 같아
한숨이 나와 전화를 걸어봐
소개해줄 여자 있다 했던 형
안부를 묻는 척하며 괜히 떠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