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린이가 죽은지..80년이나 지났구나…
아… 인생 100세 시대..이거 오래 산다고 좋은게 아니여..
이삼십대 몸으로 오래 살아야지.. 이거 뭐
움직이지도 않고 답답해 죽겄어..
천국이 존재한다고 말했던 니가 생각나
그래 그렇게 믿고 나 정말 열심히 살았다
예쁜 여자 만나서 예쁜 아이도 낳고
조니 싸우다가 이혼도 한 번 했었고
재혼도 하고 또 예쁜 아이도 또 낳고
사업하다가 말아먹기도 해보기도 했고
어느날 잘되서 버벌진트처럼 벤틀리도 샀고
돈 열심히 모아서 세계여행도 했다
정말 꿈같은 시간을 다 보냈는데
이렇게 병원 침대에 누워서 왜 우는데
추억이 그립나보다 인생이 즐거웠나보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구나..
마지막으로 일기를 쓰려니 앞이 안 보여
펜을 들으려 해도 손에 힘이 안 쥐어져
그 약지하고 중지 잘 안 붙는 거 있잖냐
그것처럼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인다..
행복했냐며 나에게 짓궃은 질문을 던졌네
이제 한 번뿐인 인생의 끝이 왔네
천국을 믿냐 물었던 니가 생각나네
천국을 믿냐 물었던 니가 생각나네
사람 사랑 친구 추억 소중히해라
가족 건강 경험 겸손 우선시해라
지금 내 옆에 간호사 진짜 이쁘다..
너 어릴 때랑 똑같애 미니스커트에 허벅지 하얀 것 봐
아이고.. 피가 거꾸로 솟겠어
콜록콜록 (괜찮으세요?) 어.. 너만 없으면..
꿈같은 날들 행복했던 시간들
내 곁에는 항상 세린이가 있었어
물론 평생 함께한 마누라가 최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니가 생각난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아 그때 바람 폈던 그 다정이란 애한테 연락도 왔었어
60살 땐가 늙은이들의 과거 여행인가 뭔가
무슨 프로그램이 나와가지고
노인들 만남이 아주 활성화 됐었지
그때쯤 60층짜리 노인정이 생겼었어 대단했지
거기서 만났어 그년은 나이를 쳐먹었어도 원나잇만 하더라
여기가 어디지.. (여기는 천국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전 죽은 건가요? (그래..) 목소리가.. 몸이 완전 20대다 짱이다..
(니가 죽는 순간에 떠올렸던 기억에 따라 천국에서의
니 인생이 결정된다 이 나쁜 놈 니 마누라랑
자식들을 안 떠올리고 옛날 여자나 떠올리다니 쯧쯧..)
오아.. 그러면 혹시 세린이도.. 그때 모습 그대로일까..?
(이 문을 열고 들어가거라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다)
네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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