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여느 때와 같이 서로를
안심시키며 마라톤 중
그 중임을 잊고 가로수 밑
벤치에서 낮잠을 즐기네
엎질러진 한 가득 태양
그 사이 바람은 근사하게 불어와
녹색파도 소리도
여느 때처럼 우릴 안심시키네
이 더윈 결코 끝나지 않을 낡은 마을의 괴소문 같아
섬뜩하게 깊어진 나무그늘 모두 삼켜버릴 노인의 목구멍
태양으로 편도정오열차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불꽃이 내리는 정적의 해변을
영원히 순환하는 노선
이 더윈 거대히 비대해져 산소 호흡기를 문 늙은 소파 같아
낡은 선풍기는 끝없이 돌아가 가기만 하네 결코 끝나지 않을 괴소문처럼
머잖아 여름의 끝
머잖아 여름의 끝
붉게 물든 손으로 문을 두드리고
문지방을 막 넘으려는 9월의 여신은
상처에 입김을 불 듯 노래하네
잔인하게도 푸르던 계절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머잖아 여름의 끝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해는
금새 밑둥이 녹아 구름을 흠뻑 적시네
머잖아 여름의 끝
우린 같은 빵집을 세 번째 지나며 같은 냄새에 세 번째 행복해하네
머잖아 여름의 끝 머잖아 여름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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