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르기 전 몇 초 간의 명상 혹은 기도
박동을 고르게 정돈해놓고 난 무대위로
일종의 최면을 걸지 깡패 혹은 맹수라도
된 마냥 눈동자 안에 광기를 밖아 넣는 각오
몇 백 혹은 몇 천 관객과의 기 싸움
이겨낸 다음 목소리 비트를 공기 위로 믹스다운
분노 아픔 사랑 흥겨움 쏟아낸 후 앵콜
한 곡 분위기 좋으면 몇 곡 더 터지는 엔돌핀
함성 소리를 포식해서 먹먹해진 고막
모두가 뛸 땐 가끔 소름 끼치는 영적
교감을 가슴에 새겨 하지만 아직은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한 내 고질적 공황장애
투잡 안 해 한길만을 파서 얻은 매력에
깨달음이란 오아시스 찾는 사막의 caravan
내 목적지는 무덤 no navigation
방황하는 핸들 위에 천천히 자리 잡는 patience
every other city we go (숨 한 번 크게 쉬고)
우리 둘은 버릇처럼 무대위로 (높게 뻗쳐 손)
하나처럼 움직이고 울부짖지 사자 같은 목소리로
(지금껏 십 년이 넘는 긴 시간 무대 위에서 뜨겁게 불 태웠어
미친 듯 날뛰고 땀 흘리면서 삶을 배웠어
열정은 오늘도 날 무대위로 다시 세워
눈부신 조명과 함성이 잠자던 두 마리 사자를 다시 깨워)
바로 여기 무대 위는 나의 전쟁터
마이크를 잡은 2000년 그 언제부터
난 숱한 고비를 넘겨왔던 combatant
싸울 준비가 되어있어 난 언제건
이기건 지건 간에 난 끝까지 해 후회 없이
크건 작건 상관 안 해 때로는 무대 없이도
해봤어 흙바닥에서 모래 먼지 마시면서 연병장 끝자락에서도
목이 터져라 발악했어 난 안 하겠어 절대 은퇴라는 말
목줄기를 흐르는 땀에 젖은 뜨거운 삶을 사랑해서
난 말하겠어 내 진심을 내 맘에 비친 그 순간들의 내 모습
그 순간들의 호기심을
내 이상에 못 미침을 탓하진 않겠어
그 부족함을 메꾸는 과정에서 답을 찾겠어
난 폭주기관차 한계를 향해 곧바로 가
비겁하게 뱅뱅 돌진 않아 겁이 나도 현실을 똑바로 봐
열기 함성소리 베이스라인
내 목소리 땀방울
이것들이 뒤섞이는 순간 마법처럼 쳐지는 몸서리
둥글어지는 맘의 모서리
그 모서리 들이 만나는 꼭지점 이곳 모조리
하나된 이 시간 감정의 파도가 굽이친다
열정을 뿜는 심장은 요동쳐 거세게 흉골에 부딪힌다
부딪힌다 목소리는 커지고 허리는 활처럼 꺾여진다
흐르는 땀방울 물감 돼 가슴팍위로 수묵화 그려진다
갈채가 끝난 다음 허탈감 잠시 미뤄둔다
또다시 손에는 펜을 쥐고 동굴로 나를 밀어 넣는다
펜 끝과 종이의 접점에 담어 내 진심을
기꺼이 들어간 어둠에서 발견해 작은 빛을
내 맘 속에 휘어진 물음표 고리가 일어날 때 쯤 평온하게 영원 안에 누워 잠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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